[포켓이슈] "한강공원 금연구역 아니에요?"

(서울=연합뉴스) 한강공원에서 돗자리 펴고, 치맥 하려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훅?

"아니 공원에서 누가 담배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한강공원은 금연 구역이 아닙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2011년부터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등 도시공원법상 공원들이 금연구역이 됐는데요.

하지만 한강공원은 하천법상 녹지에 해당해 금연 구역 지정에서 제외됐죠.

서울시가 2015년 한강공원의 금연 구역 지정을 추진했지만, 흡연자 반발에 계획은 미뤄졌습니다.

그동안 한강공원에서 담배 연기로 불편을 겪는다는 민원은 꾸준히 발생했는데요.

13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최 모(22) 씨는 "낮에도 한강공원에 잠깐 앉아있었는데 담배 연기가 너무 심해 자리를 피했다"며 "연기와 냄새 때문에 큰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변 모(20) 씨는 "아이들도 많이 오고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많이 오는데 한강 공원이 금연 구역이 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죠.

지난 8월 서울시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8%는 한강공원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흡연자들도 불편함을 호소했는데요.

신 모(26) 씨는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아예 밖으로 나가다 보니 이동 거리가 불편했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여행 왔다는 정 모(30) 씨는 "서울 시내 어디를 가든 '금연' 표시가 붙어있는데 한강은 따로 없어서 담배를 피워도 괜찮겠다 생각했다"며 "그래도 사람들이 많다 보니 피우는 데 눈치를 봤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편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한강공원에 곧 변화가 생기는데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연말까지 한강공원에 흡연 부스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대상지는 한강공원 11구역 전체로 여의도, 반포, 뚝섬, 잠실 등인데요.

각각 공원의 면적에 따라 수에는 차이가 있지만 1곳당 3∼5개의 흡연 부스가 들어섭니다.

한강공원 전체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우선 한강공원에 흡연 부스를 설치하고 구역 내에서만 흡연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백광진 한강사업본부 운영총괄과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금연 분위기 조성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제도 개선을 통해 한강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강공원에서 담배 연기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 이젠 사라지게 될까요?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10/18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