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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과 함께
작성자 밝게큰나 작성일 2023-11-15
조회수 740 추천수 8

예전에 제 지인중에 자신은 '2년 이상을 같이 지내보지 않으면 친구로 보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그녀석의 말처럼 정말 2년이 지나니 든든한 전우와 함께 걷고 있다는 느낌이 몸전체로 훈훈하게 퍼지더군요. 


전 사실 못끊을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금연시도를 아예 안하다가 40대 중반에 하도 여러방면에서 최악을 찍고 있길래 당시로서는 가장 충격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한게 바로 금연이었죠. 내 일상에서 가장 큰 (나에 대한 신념, 남에 대한 신념, 세상에 대한 신념 모두를 바꿔야 하는) 사건이었기에 최대한 처절하게 겪게 해달라고 기도했었죠. 그래야 이 암흑같은 상황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꼼수를 부려본거죠.


처음엔 플랜 A와 함께 플랜 B와 C 까지 생각해 놨었는데 다행히 원안대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금연이 되어 버렸네요.


잘 생각해보니 금연엔 '간절함이나 절실함'이 있어야 더 잘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연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걸 선택하되 이 태도만큼은 좀 갖고 가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흡연이 합법인 금연세상에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면 뭔들 안해보겠습니까~ 


그리고 간혹 보면, 금연을 단시일 내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식으로 끝장을 내듯이 덤비시는 분이 있는데...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운좋으면 대박이겠지만 운이 나쁘면 삶이 좀 고달퍼지고 불행감과 우울감에서 헤어나기가 쉽지 않을거 같습니다. 내일 지구 안망하니까 담담한 마음을 갖고 천천히 가세요. 어짜피 끊게 됩니다. 지금은 주체적으로 끊을 수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결국 병원에서 끊게 될 겁니다. 어떤게 더 나을지는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겠죠.


행복이란게 김밥과 같아서 각 재료들(즐거움, 몰입, 의미 등등)을 가능한 선에서 정성스럽게 말아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어거지로 한숨에 먹는게 아니고 옆구리 터지지 않게 잘 잘라서 하나씩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음식은 놔두면 똥된다'고 하니, 한 입에 아름답고 통쾌하게 먹을 타이밍만 재고 있다면 영영 그 타이밍은 안옵니다.


그넘의 성공과 평금이라는 말에 지금의 행복을 뒤로 미루는 사람들을 보면 말리고 싶더라구요. 성공없이는 '지금'은 행복하면 안되는건가요? 김밥은 꼭 한줄을 꾸역꾸역 다 먹어야 맛있는 건가요?  내삶에서   있고 누릴 권리가 있 ?    하는 건?


전에 유튜브에서 낭포성 섬유증이라는 유전병에 걸린 어린아이의 방송을 봤는데, 매일 매끼 여러가지 약을 반드시 먹어야 하고 면역력이 약해서 강한 살균과 치료를 해야 하고, 호흡기를 매달고 살아야 하고, 매순간 삶의 제약이 있고 게다가 이 고통스러운 상황이 마지막까지 전혀 개선될 수는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행복을 이야기 하더군요. 이 아이에게 '이 병이 다 나으면 넌 행복해질 수 있어!'라고 얘기하는게 맞는건가요? 아니면 '아이 불쌍해라. 빨리 나아야 할 텐데...' 라는 말이 위안이 될까요? 과연 그 아이에게 지금은 살 필요가 없는 삶인 걸까요? 


암튼 그 아이는 '행복이란 내가 뿌듯한 삶을 사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그 힘든 순간순간에서도 그 아이는 뿌듯함을 찾고 있었다는 것에 전 참 많이 반성했습니다.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빅터프랭클도 매일 매일이 삶과 죽음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고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했죠. 남의 의미가 아닌 자신만의 의미를요.


우리의 마음은, 특히 금연초기에는 어항과도 같습니다. 이 어항에 빨강색 물감이 풀어지면 온 세상이 다 빨강색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금새 불안해지고 흥분되고 난리가 나죠. 교감신경이 미쳐 날뛰며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도망가거나 도망갈 수 없다면 싸우는 (Fight or Flight) 원초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죠. 파랑색 물감이 풀어지면 온 세상이 다 차갑고 우울하게 보일 수도 있죠. 침잠되고 힘들어지고... 하지만 어떠한 종소리도 영원히 울리지 않듯이 시간이 지나면 물은 다시 맑아진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면 그 상황은 잠시 참을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어항속의 물이 흐려있을때의 모든 판단은 색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잠시 기다리거나 맑은 물을 꾸준히 부어서 맑게 한 이후에 하는게 낫죠.  


두서없이 이야기 했는데요. 술은 안먹었는데 그냥 삶이 너무 평온해서 함 적어봤네요. 흡연몽 말고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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