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추천글보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링크복사


추천글보기

체험 및 비법게시판에서 5회 이상 추천 받은 글을 모았습니다.

200일이 되었습니다. 상세 페이지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수, 내용 정보를 제공합니다.

200일이 되었습니다.
작성자 군산형 작성일 2023-08-14
조회수 622 추천수 6

한달에 한 두 번 시골 부모님 댁을 방문합니다. 오늘은 날씨도 덥고 해서 


이성당에서 팥빙수와 롤케잌을 사가지고 갔습니다.


가보니 아버지만 혼자 TV를 보고 계십니다. 어머니 어디 가셨어요?  물어보니


마을 회관 갔다 라고 말해주시는 아버지. 시골마을 회관이 있는데 여름에는 계속 에어컨을 틀어주니 동네 어르신 들이


한낮에는 회관에 모여 쉬십니다. 


"아버지는 왜 안가셨어요? " 


"가서 모하냐 그냥 집에서 쉬는게 낫지. 그리고 올때 모 사오지 마라 그냥 와" 하십니다.


알았어요 대답하려고 하니 "너 혼자 왔냐? 며느리는?" 물어보십니다.


"네 오늘 컨디션이 안좋다고 해서 저만 왔어요. 다음에 같이 올게요."


내심 며느리도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팥빙수를 몇 수저 드시더니 "너 포도 좀 따줄테니 온김에 가져가라" 하시며


밀집모자를 쓰고 밖으로 나가십니다. 돈을 버는 농사는 아니고 은퇴하시고 소일거리로 시골에 작은 땅에 포도며 


과일나무, 파, 마늘 같은 채소 등 두 분이 키우고 싶은 작물을  심으시고 토끼나 닭, 오리 등도 몇 마리 키우십니다.


아버지 더우니 그만 놔두세요 해도 기어이 따서 챙겨주십니다. 저도 옆에서 거들려고 하니 


"신발 버린다 한쪽에 가만 있어라." 하십니다.  네 하고 옆에 비죽비죽 서있다가 


"아버지 저 담배 끊었어요. 오늘이 200일 째입니다." 하고 내심 칭찬 받고 싶어 이야기 합니다.


"그러냐~ 잘했다."  그리고 할 일 하십니다. 잠시 적막해집니다.


"아버지 담배 끊으신지 30년 넘으셨죠?" 라고 물어봅니다. 


25년 가량 담배를 피우시다가 제가 중학생일때 담배를 끊으셨는데 얼마 안있어 제가 담배를 시작했고


제 흡연력이 30년이니 아버지의 금연 기간은 30년이 넘으십니다.


"음 그렇지. 예전 중노송동 살 때 끊었으니"


"그러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피우지 않으신거에요?" 하고 물어보니


짧게 한마디 하십니다. "응  안폈다."


"담배생각 나신 적 없으셨어요?" 물어보니 


"감기를 심하게 걸려서 그때 끊었는데 그 이후는 끊은 게 아까워서 안폈지." 하십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담배냄새가 싫지만은 않은데 그냥 안핀다." 하고 말하십니다. 


그런데 그 어조가 굉장히 평온하고 담담합니다. 무심하다고 해야하나...


그냥 우리가 사는데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 뱉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호흡처럼


"그냥 안핀다" 였습니다. 


공마에서도 금연기간이 오래 되신 분들의 글을 볼 때 느껴지는 내공이 있는데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그런 내공을 정말 너무도 강렬하게 느끼게 되었고 뭔가 묘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덕분인지 아버지는 일흔 중반의 연세이시지만 혈압약 드시는 거를 제외하고는 아직 건강하십니다.


"자 이거 챙겨가고 내일 출근할려면 가서 쉬어야지. 이제 가거라" 하시며 포도 송이와 대파를 챙겨주십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인사 드리고 집에 오는 길에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버지께서 금연 시작하신 이후에 2~3년 후에 저에겐 작은아버지이자 당신에겐 동생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제가 대학 1학년 때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에게는 어머니가 돌아가신건데 그 시기가 금연 5~6년의 


시기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런 시련에도 아버지의 금연은 계속 진행되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 저 자신은 평금을 이룰 자신이 없지만 담배 없는 삶이 너무 좋아서 이 삶을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곳 공마를 알게 된 이후에 계속 들어오고 댓글도 달고 출석도 하고 한 번 씩 글도 적어나가며 내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결코 한 번에 이룰 수 없지만 꾸준히 온전히 내 삶에 충실해 나간다면 담담한 어조로 평온하게 


그냥 안펴 하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내공을 가지게 될 때까지 이 곳 공마 가족들과 힘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너 금연 잘하고 있냐? 라고 물어 보실 때 담담하게 "네" 한 마디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일이 되어 글을 적었으니 다음 250일 까지도 잘 이겨내 또 글을 적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체댓글수 0

페이지만족도 조사

현재 페이지에 대하여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확인
금연상담 카카오
상단으로 이동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