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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금연러
작성자 개념남 작성일 2020-12-24
조회수 3418 추천수 11

금연 일수 600일 돌파 기념으로 처음으로 제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제가 금연을 하게 된 거의 유일한 이유는 바로 더이상 거짓된 삶을 살기 싫어서 입니다.


저는 십수년간을 집에서는 금연자, 밖에서는 흡연자인 이중 생활을 해왔습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비흡연자인 지금 아내를 만나

연애하던 도중에 이제 더이상 담배를 피지 않겠노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물론 뜻대로 잘 되진 않았죠.

몇 번은 사실대로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실패를 했다. 정말 미안하다. 곧 다시 끊겠다고요.


하지만 이렇게 실패한 얘기를 하는 것도 한 두번이죠.

어떤 방법으로도 담배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던 저는

더 이상 금연에 실패했다고 고백하는 것을 중단하고 이 때부터 이중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자 친구를 만나기 3시간 정도 전에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화장실에서 깨끗하게 양치를 하고, 손을 씻고,

혹시나 모를 입 안의 담배 냄새를 덮어 씌우기 위해 향이 있는 커피나 차를 마셨고,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에 껌을 씹었습니다.

그 날의 약속이 끝나고 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고 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자친구 집 근처의 편의점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사서 피우고 오는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저희 가족, 친구, 회사 동료들, 모두들 제가 흡연자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로지 여자 친구만 제가 담배를 끊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살면 더이상 금연자인척 할수도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힘든 금연이 시작되겠지만 이런 지긋지긋한 생활도 이제는 끝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오히려 잘됐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며칠 금연을 하다가도, 조금만 충동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아침에 출근할 때 편의점에 들러 담배와 라이터를 사고, 회사에서 열심히 피우다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면 다시 비흡연자 모드로 돌아가는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집에 있는 주말 동안은 단 한 대도 피우지 않았고,

월요일 다시 출근할 때 새로운 기분으로 그 주의 첫 담배를 피웠습니다.


이런 제 모습이 싫어 금연 시도도 엄청나게 많이 하였습니다.

"이게 마지막 담배야. 이 담배를 피운 뒤에 또 담배를 피우면 나는 개새X야." 라고 다짐을 해 놓고는

그 다음날 "그래 난 개새X 맞지" 라고 생각하며 담배를 샀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금연 시도를 숱하게 하신 분들 많을 것 같은데

아마 연간 금연 시작/실패 횟수를 셀 수 있다면 저는 당연히 상위권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금연 시도 중에 한 번은 꽤 성공적이어서, 2년 넘게 금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사이트의 도움을 얻었는데, 이 사이트는 아니었고 다른 이름의 사이트였습니다.

하루에 한번 출석하는 것이 내 마음을 다잡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었습니다.

이번 금연 시작할 때도 그 사이트를 들어가봤는데 사용자 수가 너무 적어졌더라구요.

그래서 검색 끝에 금길로 오게 됐습니다.


솔직히 십수년간을 만나오고, 그 중 십년 정도는 같은 집에서 살면서

내가 담배 피우는 걸 정말로 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 해주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그냥 커밍아웃을 해 버릴까?

커밍아웃을 하고 이제 편하게 피울까라는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제가 저희 아버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담배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 더 쉽게 흡연자가 됐었던 것 처럼,

내 아이들도 내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흡연자로 쉽게 빠져들까봐

꼭 끊어야지. 끊어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금연 시도를 했었습니다.


회사에서 동료와 담배를 피우면서,

여름 휴가 때 집에 있는 동안 담배를 못 피울테니 이 기회에 끊어야죠.

휴가가 끝나면 곧 광복절이니 저도 담배로부터 독립하자는 의미로 광복절부터 끊어야죠.

추석 부터 끊어야죠. 새해니까 1/1부로 끊어야죠.

진정한 새해는 음력 설날이니까 설날부터 끊어야죠. 등등...

글을 적으면서도 너무 창피한 기억이네요.


이미 수 백번은 금연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크게 안했습니다.

전에 2년 정도 금연을 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에, 600일이 지난 지금도 성공이라는 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얘기를 쓰고 여러분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 내 자신이 금연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하게 될까봐 자제해 왔습니다.


금연 초기에는, 아직도 담배에 대한 미련이 너무 많이 남아서

회사에서 일주일정도 해외 출장 같은 걸 가게 되면 해외에 있는 동안만 피우고 올까.

나이가 70? 아니 80 정도 넘어가면 이제 마음껏 담배를 피워도 되지 않을까. 그 때까지만 참자.

이런 생각들이 많이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그런 마음은 점점 옅어지고,

이제는 그 때가서 담배 한 대 더 피운들 뭐 얼마나 좋겠나. 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네요.


아무튼 다른 걸 다 떠나서 가족들에게 좀 떳떳한 사람이 됐다는 데 만족하고 있고,

힘들지만 하루 하루 금연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아직 금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신 분들도 많이 있으니, 저 나름의 필승 비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아침에 잠에서 깨면 첫 생각으로 "오늘 하루는 기필코 단 한대도 피우지 않으리라" 라고 다짐하였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너무너무 담배가 피우고 싶더라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늘 하루만큼은 참고, 내일부터 피우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 금길 출석은 정말 도움이 됩니다.

  "출석합니다" 라는 짧은 말을 입력하면서도 내 마음 속에서 무슨 작용이 일어나서

  1번 처럼 굳세게 다짐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3. 담배를 끊었다 피웠다 하는 것보다, 한 대도 안 피우는 것이 차라리 더 쉽습니다.

  계속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뭐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번 술 먹을 때나

  뭔가 특별할 때만 한 대 씩 피우는 것은 건강에 큰 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금연 생활의 해방구를 만들어 두는 것은

  그 한 대 이후에 다시 금연에 들어오는 것을 너무나 어렵게 합니다.

  금연하기가 너무 어려운 것은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그런데 금연하면서 한 대 씩만 피우는 것은 금연보다 더 어려운 일이고

  결국 그로인해 헤비 스모커로 되돌아 오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4. 하루하루 버티다보면, 언젠가는 내 마음 속에 강박이나 미련들도 점점 작아집니다.

  눈 꼭 감고 버티세요.


부족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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