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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품는 겨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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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in | 작성일 | 2020-12-18 | ||
조회수 | 1771 | 추천수 | 5 | ||
봄에만 꽃이 피겠는가. 늦가을엔 국화가 한참 꽃을 피우더니 이 추운 겨울에 게발선인장이 다홍빛 꽃을 내고 있다.
여름에만 잎이 나겠는가. 가을엔 비파나무가 연둣빛 잎을 내더니 추위를 뚫고 녹보수가 대를 마구 올리며 잎들을 쏟아내고 있다.
내 몸이 가을의 낙엽을 지나 겨울의 잠금에서 서성거리고 있지만 가을이라고 잎이 나지 않겠으며 겨울이라고 꽃이 벌지 않으랴. 허리 펴는 날마다의 고단한 작업으로 머잖아 줄기가 서리니 꽃은 요원해도 푸른 잎 쑥쑥 쑥처럼 돋을 날 가까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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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뼈를 비틀어 탁구에게 달려가고 골반을 깎아 대금에게 던져주고 눈을 깎아 누드를 그리더니
바람 든 무처럼 헐렁해진 몸이 가지를 쳐내며 중심으로 향해 내게만 집중한다, 일어나야 해.
달을 마시던 누런 허상과 바람을 바르던 하얀 허망을 언 땅에 묻는 새벽, 눈이 내렸다.
해 지나 땅 속 묻힌 정(情)이 불처럼(炎) 뜨거워지면 복수초는 뿌리의 가락으로 갈퀴질하여 달을 캐고 애기별꽃은 잎의 혀로 핥아 바람의 눈을 틔워, 노랗고 하얀 정염(情炎)이 산야를 물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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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모진 금연의 고난, 그러나 모든 선배들은 이겨냈습니다. 이겨내진 못한 자는 이미 죽었거나, 살아도 의미 잃은 삶이니까요. 발은 머뭇거리지만, 모처럼 와서 제 말만 며칠 늘어놓고 떠납니다. 이 땅에서 환생하여 환한 저 땅으로 오래 전에 떠난 자이니까요. 저는 잊어 모르는 자이며, 먼저 와 님들을 기다리는 자이니까요.
겨울이라네요, 손가락을 꺾습니다. 모든 기운을 속으로 몰아 꽃씨에 응축해봅니다. 나의 봄날에 환한 불의 빛깔로 돌아오겠습니다.
거친 수행의 밭을 가는 님들, 이 겨울, 얼음이 아닌 강철로 단단해지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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