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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잎 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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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in | 작성일 | 2019-12-02 | ||
조회수 | 3211 | 추천수 | 9 | ||
날이 차다.
가로엔 느티나무의 낙엽이 찾지 않은 지 오랜 무덤처럼 길게 누워 갈색 침잠에 잠겼다.
봄의 연둣빛 잎과 여름의 무성한 푸름과 가을의 마른 갈색을 지나
모든 겉치레를 없애고 몸뚱이만 남아 비로소 실체를 보여주는 겨울의 느티. 이무기 닮은 가지가 꿈틀대며 오르는, 천년을 꿈꾸는 느티의 본성을 본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나서 크고 여물다가, 맺힌 자아. 7년 면벽의 깡마른 선사를 닮았다.
밤마다 신열을 앓던 봄. 낮마다 노동으로 살았던 여름. 어스름에 돌아보고 겨눠보던 가을. 세상의 옷 벗고 ‘참 나’를 찾는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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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100일까지는 봄이며 365일까지는 여름이며 1000일까지는 가을이며 그 이후를 겨울이라 부른다.
봄, 틔우는 잎의 신선함 뒤에서 뿌리의 열손가락이 갈라터지도록 물을 퍼 올렸고 여름, 무성한 푸름의 이면에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처절한 단련이었으며 가을, 멈추어 회상하고 예감하며 스스로 “떨켜”를 내어 이별을 마련하였지. 그리곤 겨울, 노동과 고뇌 없는 평화, 이를 적멸이나 열반이라 부를 거야.
나무의 삶이 금연의 길이며, 절집의 수행인 것이야. 우리는 세속에서 나무를 닮아가고 선(禪)의 진수를 배우는 것이니 그대가 수행이라 믿어 고통 속에서도 즐거이 이 길을 걷는다면 담배 & 금연, 이 화두(話頭)가 마침내 그대를 깨우칠 것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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