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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다가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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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다가
작성자 min 작성일 2012-02-01
조회수 6586 추천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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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명한 하늘에서 쏜 해의 살이

야산의 숫눈에 부딪히며 튀어나와

망막에 박히니 눈부신 장님이 된다.

 

산등성이를 따라 가늘게 뻗은 나뭇가지가

그의 빨판을 뻗어 허공의 젖을 마시면

대지는 방긋거리며 신선한 아침이 온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로 바람은 불고

톡 쏘는 청양고추로 햇살은 쏟아져

도회가 고향의 산처럼 푸근하다.

 

 

2.

잠시 눈을 돌린 찻길에는

자동차바퀴에 겁탈당한 순결이

하얀 시트 위에 검은 스타킹처럼 누워있다.

 

검은 눈물을 흘리며 잿빛으로 죽어가는

저 눈의 눈물은 본디 제 색은 아니지만

밖의 불순으로 물든 비통한 체액인 것이다.

 

옛날 묵자는

흰 실이 푸른 물감을 만나면 푸르게 변하고

노란 물감을 만나면 노랗게 변하는 것을 보고

본성도 주위에 따라 변함을 느껴 통곡했다하더니

나는 오늘 검게 우는 눈의 눈물을 보고 통곡한다.

 

 

3.

숫눈과 흰 실은 본디 우리의 허파였지만

지금의 폐는 검은 눈과 색실이 되었으니

어찌 엎드려 통곡만하고 있겠는가.

 

오염되고 더러워진 오랜 폐를 꺼내어

<금연길라잡이>의 맑은 냇물에 모여

방망이질을 하며 빨래를 하는 것이다.

 

찌든 때가 금방 빠지겠는가.

때론 폐가 찢어지도록 방망이질도 하고

혹은 보조제라는 비누칠을 해가며 빡빡 문지르기도 하고

잠시 주위 동지들과 수다를 떨며 빨래질의 수고로움을 잊는 이곳은

‘찌든 폐를 빠는 빨래터’인 것이다.

 

=============

 

인체를 해부해보면

(담배로부터 순수한)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폐는

손톱에 물들이고 싶도록 고운 진달래꽃의 선홍색이지만,

흡연을 오래한 사람들의 폐는

에밀레종의 몸통처럼 검푸른 저승의 색깔이다.

 

우리들의 폐를 들여다보면

푸르딩딩한 문신으로 새겨있을 터이니

본디의 빛깔로 돌아오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 십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

 

담배, 독극물이다, 서서히 죽이는 잔인한 독극물이다.

청정한 몸이 될 때까지 오랜 고행이 필요하지만

그 고행과 비례해 마음은 풍요로워진다.

 

모두,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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