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매니아님 글에 답글을 달기 위해 무진 애를 썼지만 실패.
답글을 쓰고 <답글쓰기>를 수없이 클릭하였지만 불발.
내가 컴맹임은 확실하지만 이렇게 답글 달기가 어렵다니...
부득불 이런 글까지 쓰게 만든 상황이 참 난감합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토요일, 어제 비에 젖은 잎들이 무거웠소.
거칠고 차가운 바람에 벚나무 잎이
후두둑거리며 노란 상처를 쏟아내
가을의 깊은 눈물에 잠긴 나는
잘 익은 ‘가을젓갈’이 되었소.
나를 안주하여 씹는 그대여,
가을전어보다 나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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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마구 싸가지 없이 흘러 이미 사내구실을 못하는 나를
“사내”라 불러주는 그대가 어찌 고마운지 차가운 눈물이 나오.
(미안하오, 나는 피도 차갑고 몸의 물도 차가워졌다오)
나는 담배귀신에게 쫒기는 자를 ‘긍휼’히 여겨
‘보리살타’의 빛으로 우매함에게 “홀릭”했을 뿐이며
그대를 포함한 누구에게도 ‘인간적’으로 “홀릭”한 적은 없다오.
(스스로 보살이라 함은 금연에서는 이미 열반에 들었기 때문이라오)
그러니 나는 어느 인간에게나 보편이며 타당이니
그대 개인의 자격으로 나를 부르지 않음이 어떨지.
나는 私이지만 이 마당에서는 公이고 싶으니
나를 부를 땐 그대의 “私知”로 말고 公知로 불러주시길...
나의 글과 사상이 오락가락하며 줏대가 없다고 하겠지만
보살의 근본 빛이 다름이 있겠소?
그대의 프리즘이 그리 분석을 했을 뿐이지...
그릇?
내 그릇은 형체가 없어졌소.
원대한 有이기도 하고 극소의 無이기도 하다는 뜻이오.
그러니 어찌 비교하며 크기를 논할 수 있겠소.
나는 비교할 수 없는, 형체를 갖추지 못한
그릇이며 또한 그릇이 아니라오.
그대가 내게 말을 던졌을 때 반응은 둘이요 : 대답이거나 침묵.
허나 나의 글은 침묵이면서 대답이고 대답이면서 침묵이어서
그대가 원하는 답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며 따라서
그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오.
화력 좋은 그대의 불길에 타서 나는 재가 되었소.
노여움도 기쁨도 사라진 푸석한 회색 먼지라오.
이를 깨침이라 부른다면 불가의 진리는 가혹하오.
이제는 이루시라고 기도를 하지도 않소.
스스로 이룰 것임을 알기 때문이오.
따라서 나는 필요 없는 존재인데
부르는 까닭을 아지 못하겠소.
(아니 모르려 하오)
주말, 가을이 떠나는데
담배도 저 지는 낙엽이 되기를 소망하는
이 마당의 모든 이들에게 나의 글로 행여
짜증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다만 한 분에게서라도 노여움이 줄어들고 금연에 힘이 된다면
저는 즐거이 언제나 매 맞을 준비가 되어있는 못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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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의 저 햇살처럼 맑고 고운 주말이 되길 빕니다.
(본질을 벗어낫다고 나무라지 마시길)
(본질은 침묵하렵니다. 이를 비겁이라 부를 터이지만
비겁은 약한 자의 유일한 생존방법이기 때문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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