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갔어도 좋다. / 유 진
오늘 같이 더운 날
과수원 원두막에 큰대(大)자로 누워
목침에 고개 맡기고
화문석에 땀 스며들게 하며
둥근 부채로 바람 살살 일으키며 낮잠 청하다
사르르 나도 몰래 잠이 든다.
서리꾼들 지키라고 보초 세웠더니
낮잠 귀신이 들어 눈 커플이 천근만근이니
눈 커플 들어 올릴 장사 어디 있나?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
더우면 수리조합에 가서 물장구치고
뛰놀던 꿈에 침 흘리고 낮잠 자고 있는데> ---
어머니께서 밥 먹고 학교 가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0표 마크의 검정고무신이 안보일 정도로
냅다 달려와 한 숟가락 거들고
책보에 책을 주섬주섬 챙겨가지고 싸리문 밖을 나선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을 만나겠지!
한참을 걸어 영풍이네 집 근처까지 갔는데
영풍이 어머니가 너 어디가노? 하며 COLOR: #000000; TEXT-INDENT: 0px;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학교에 간다. 아닙니까? “
이런 넋 빠진 놈 시간을 봐라
“8시 인데 예”
아침 8시가 아니라 밤 여덟시다
정신을 어디에 팔아먹었냐며 걱정하며 혀를 찬다
어릴 때 정신없이 낮잠 자다가 이런 일을 당해도 보았다.
누구나 소중한 지난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추억을 되돌릴 수 없다면
앞으로 남은여생을 추억을 만들면서 살자.
바닷가 모래밭에 발자국이 밀려오는 파도에 지워졌다지만
걸었던 느낌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어제 하루는 동심으로 돌아가 하루를 보냈다.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깨복쟁이 친구들처럼
좋은 추억은 영원히 기억하고,
흡연 같은 추억들은 제발 사라졌으면 한다.
이제 나이가 있는 만큼 25명중에 3명만 흡연하고 있다
수적으로 밀리니까 한쪽 귀퉁이에서 물벼락 맞은 생쥐처럼
쪼그리고 불 때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이열치열(以熱治熱)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다.
요즘 며칠 동안 흔들렸던 마음이 안정을 찾으며
그래도 금연은 금길에서 이루어야 하고
금길 만한 금연치료제는 없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금길 회원님들 날씨가 장난이 아닙니다.
힘들 내시고 남아있는 마지막 더위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