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러러 인하여 글 처리를 못한다? 그래서 끊어서 올립니다)
1.
팔방(八方), 동서남북 그리고 사이의 네 귀퉁이를 합한 여덟 방위, 지상의 모든 곳.
시방(十方), 팔방에 하늘과 땅의 두 방향을 더한 곳, 하늘과 땅속을 아우르는 곳.
매니아, 나는 그가 팔방의 인간인 줄 알았다.
팔방미인이며, 팔색조이며 팔보채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十方이었다.(십방으로 읽지 말라, 시방이다)
시방세계의 극과 극을 넘나드는 인간이란 말이다.
팔방은 인간의 영역이고, 시방은 신의 영역에 가깝다.
매니아는 인간의 영역을 넘은 시방에서 우리의 영혼을 뒤흔든다.
때론 지하에서 때론 하늘에서, 그것도 극에서 극을 오간다.
그의 시작은 어디였으며 끝이 어디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물을 수도 없다, 설혹 그가 설명을 해준다 해도
너무나 깊은 언어를 알아들을 귀가 내겐 없기 때문이다.
그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영화평론가라는 말도 있고,
음악평론가라는 설도 있고,
문학평론가라는 소문도 있지만,
그는 한사코 부정한다. 그렇다면 그는
영화이며 음악이며 문학인 게다, 그는 그 자체이다.
영화가 되었다가 음악이 되었다가 문학이 되었다가
때로는 바람 된 한숨으로 하늘을 날다가
강줄기 된 눈물이 지상을 적시기도 하다가
땅껍질을 깨는 비명이 지하를 맴돌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담배로부터 고통을 받았지만
담배로 인하여 큰 선물을 받았음을 :
매니아, 그의 글, 아픔, 고뇌...
“니멋대로 써갈기는” 그의 글이지만 날것이 없다.
오래 가슴에 묵혔던 그 자신이 뜨겁게 분출할 뿐이다.
그의 글은 객관이 아니다, 모두가 주관이다.
모든 글 하나하나가 매니아의 파편들이다.
그 조각들을 하나하나 짜 맞추면 어느 날
문득 매니아의 형상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 그는 자신의 피와 고기를
언어로 잘게 썰어 벌여놓는다.
먹고 마셔라, 눈물로 고마워하며.
오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성찬이.
그가 보름 지나 한 달이 되면 글은 줄어들고
우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신은 한 인간을 위해 머물지 않으므로.
그래서 그의 날자가 늘어나는 건 고통이다.
그가 떠날 날이 가까워 옴을 알기에.
그의 날자를 보름 정도로 고정시킬 방법은 없을까.
아, 이 지나친 이기(利己)의 폭력이며 야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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