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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및 비법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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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지소서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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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지소서
작성자 min 작성일 2009-02-13
조회수 2307 추천수 0
님, 부처님처럼 고요하신 님. 그렇게 뵈었지요.

달관하신 듯 환한 얼굴에, 덕이 가득한 원만한 얼굴에

빙긋 알듯 모를 듯 스치던 미소가 정녕 가식이었단 말입니까.


항상 모든 분에게 답글 달아주길 천일이 가까워

부처보다 더 살갑고 정성스럽고 고마우신 님,

천일이 아흐레 남았는데 어인 일이십니까.


이는 분명 담배 때문이 아님을 저는 압니다.

삶이 그리 고단하시나요, 이승이 그리 힘드신가요.


님, 새벽 두시 가까운데 저도 집에 못 가고

술 퍼마시다 사무실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일년에 한 번도 안하던 짓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행복에 겨워, 너무 행복해

불행해지고 싶은 충동을 못 이기는

사춘기 소년의 치기일 수 있어

빠른 시일에 평정한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님의 아픔은 예사롭지 않은 예감이 듭니다.


몸이 아닌 마음의 병이 저 바닥에서 자꾸 치솟으며

횡격막을 건드려 참을 수없는 해소병 환자처럼

그런 기침을 하고 계신 거 아닌가요.


아침마다 만나는 나무와 꽃들은 내 마음을 씻어주지만

저녁에 스멀거리는 영혼의 목마름은 아직 술밖에 없어

홀로 술을 드는 날이 늘어갑니다.

(물론 술은 자신 있게 끊을 수 있으며 아직 중독은 아닙니다)


15년 전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무척 고민을 했지요.

톨스토이는 사랑으로 산다고 정답을 말해 주었지만

잡히지 않는 허망한 사랑을 어찌 믿었겠어요.


번뇌가 끊임없이 일어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탈출 방법은 하나 : 뇌가 생각을 못하게 육신을 괴롭히자.

밤마다 술을 마시고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뛰었습니다.

잠은 4시간 이내로 자고 다리의 가위질로 새벽을 찢었습니다.


뛰다 지치면 털썩 주저앉아 담배 한 대 꼬나물고

가슴의 한과 고뇌를 뱉어내다 다시 뛰었지요.

그래도 우울이 가시지 않으면 막 문을 여는 재래시장에서

날계란 둬 개 안주로 하고 병나발을 불었지요, 새벽에.

때론 담배가 떨어지면 여관을 두드려 주인에게 얻어도 피며.

(그 당시엔 24시 편의점이 없었지요.)

딱 3개월, 서서히 신호가 오더군요.

너 그러면 죽는다는 사인이 계속 들어오더군요.

그때, 나는 절망을 했지요, 나는 아니로구나.

정신으로 사는 게 아무나 되는 게 아니로구나.


죽기로 작정하고 뛰고 피고 마셨지만

번뇌는 가시지 않았고 죽음의 그림자는 아른거리고.

그 후, 뜀박질 그만 두고 그냥 되는대로 살았답니다.

6년전, 담배를 끊기 전까지 그렇게 살았지요.


이제 하나의 인간으로 태어나 맑은 정신으로

행복을 조금씩 느끼고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 아프답니다,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

물론 저는 마음의 병입니다.

어쩌면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거나 더욱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리 길게 글이 늘어나는 건

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행복해야만 하는 저도

아픔이 누구 못지않아 이리 잠들지 못하기도 한다는 거지요.

같이 아프면 아픔이 반으로 나눠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는 아파야합니다, 님의 아픔을 반으로 쪼개야하니까요.


어제 아침에 푸른 치마 겹겹이 두르고

붉은 고깔모자 쓴 광대나물을 보았어요.

긴 나팔 닮은 꽃에 봄을 담아가지고 온

1센티도 안 되는 꽃이 뭇 별보다 아름다웠지요.

이들이 바로 제 친구들이니 아침은 행복하지요.


님,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요.

세상을 등진 사람은 귀신과 동무하고

인간을 등진 사람은 꽃과 친구하고

영혼이 쓸쓸하면 술과 벗하면 되겠지만,

가슴이 쉬지 못하고 쩍쩍 갈라지는 사람은 무엇으로 살지요.


사랑일까요, 사랑이 있기나 한 건가요 :

최소한 이 금연 마당에서는 있는 게 맞을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면서도 이리 따스하게 가슴을 나누는 걸 보면요.

특히, 권철님의 가슴은 항상 따스하여 차가운 가슴들을 녹여 주었는데

오늘은 왜 그리 스산한 바람이 불었을까요.

안개 때문일까요, 봄바람 때문일까요.

느끼지만 말을 아낍니다.


님, 이 마당에서 님의 사랑으로 큰 분들이 많고

님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니 오늘은 가슴 크게 펴고

우리들이 불어주는 온기를 듬뿍 받아보세요.


그리고 날이 밝으면 가까운 빈터나 야산에 가보세요.

봄꽃을 하나 만나고 오시면 병이 반은 나을 거예요.

2시 50분.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어디로 가서 잠들까 고민을 해야겠네요.


낼 뵈요, 편안한 밤 되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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