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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및 비법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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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잘 받았어요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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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잘 받았어요
작성자 min 작성일 2009-02-10
조회수 2391 추천수 0
1. 어릴 적, 라디오만 있던 시절.

‘전설 따라 삼천리’ 라는 프로가 있었는데

배경음악이 어린 마음을 파고들더군요, 서럽게.

지금 님이 올리신 김영동의 가락보다 깊고 아프게 울렸지요.


각인(刻印), 

그 소리가 내 몸 어딘가에 도장으로 새겨졌지만

무슨 악기인지 더구나 무슨 곡인지 알 리가 없었지요.

대금이라는 악기인 줄은 서른이 다 된 나이에 알았어요.


그 때부터 대금 선생을 찾아나섰지요.

80년 대 초, 이생강 선생 집을 물어물어 찾아가서 배우기도 하고

남산에 있던 국악원을 찾아가 사사받기를 청해보기도 하고

국악고등학교에 가서 학생의 책을 빼앗아(돈 주고) 보기도 하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용기가 대단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내 직업에 투자하는 시간을 쪼개

취미 하나를 배우기엔 시간이 많이 부족해서

도저히 이룰 수가 없었지요, 배움의 길은 멀었고.


작년부터 다시 대금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계속 바쁜 일만 있네요.

먹고사는 일과 상관없이 뿌리치지 못하는 성격으로...


4월말이면 바쁜 일이 대충 끝나니

언제 산자락에도 올라 한가락 불어봐야겠어요.

선준님이 청하시면 가을쯤이면 한가락 불겠습니다.

(물론 만남의 기약이 있어야겠지만, 못 만나도 생각만이라도 기쁘군요)


2. 선준님, 기억합니다, 지금도 앞에 계신 듯이.

선준님, 말라, 당연히 날카로운 얼굴이었건만

꽤나 부드러우면서도 지적이었던, 그러나

과장된 듯 유쾌함을 추구하시던 님에게서

살짝 드린 그늘을 발견한 건 나의 예민함이었을까요, 아니면

아픈 사람만이 느낄 수밖에 없는 동기감음(同氣感應)이었을까요.


저는 지금도 출퇴근 복이 후줄그레한 츄리닝입니다.

아침엔 뛰어야하고, 밤엔 술 한 잔에 시름을 잊어야하니까요.

그래서일까, 아직 제 사주나 관상을 알아맞히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주는 노숙자 팔자이지만 아직 전세살이를 호화롭게 하고 있으며

관상은 빌어먹어야하건만 아직 남을 돕는 쪽이 많으니

세상엔 예외도 있긴 한가봅니다, 예외는 외롭지만.


3. 님, 지금 나 취합니다.

술 한 잔이 아니고 술 한 병도 아니고 더 마셨습니다.

머나먼 집에 가지 못하고 사무실에 들어와 너무 고마워 글을 씁니다.


장자가 그랬던가요.

사람의 소리, 자연의 소리, 하늘의 소리.


음악으로 치자면 지금 이리 애잔하게 내 가슴을 뚫는 이 곡은

사람의 곡조로서 나의 눈시울을 젖게 만듭니다.


자연의 소리는 산천초목의 구멍마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불어내는 음악으로

가슴을 울려대는 장쾌하면서도 근원적인 소리입니다.


하늘의 소리는 별이나 달이나 매화가지에서도 음표로 떨어지며

내 영혼을 흔드는 저 시원(始原)의 음악이겠지요.


4. 선물 고맙게 받습니다.

장미, 그리고 음악.


기쁨이 극에 달하면 설움이 오나요.

장미, 가슴에 붉은 장미 하나 문신으로 새기고

스무 살 즈음에 시신으로 내게 해부 당하던 그 영혼은 안식처를 찾았을까요.

붉은 장미 한 송이, 그 가운데 시퍼런 칼을 꽂은 그 청춘은

떠도는 영혼으로 오래 헤매었을 터인데.


그 시신에 칼을 대면서 묘한 사랑을 느꼈다면 이해를 할런지요.

차가운 시신에서 느끼는 사랑이란 얼마나 숭고하며 슬픈 건지...


선준님, 제가 왜 이러지요.

그래서 저는 밤에 글을 안 씁니다.

제 본심을 다 들키고 마니까요, 줄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사내의 사랑이 징그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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