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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및 비법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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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담배에 대한 회상(承)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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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담배에 대한 회상(承)
작성자 min 작성일 2009-01-30
조회수 2485 추천수 0
그렇게 청춘이 빛바랜 채 스러져가는 동안

나를 사랑한 여인들은 모두 담배 피는 내 모습을 사모했으며

나는 차츰 담배를 기호에서 중독으로, 종교로 승화시켜나갔지요.


승화(昇華), 얼마나 멋진 단어입니까.

: 해처럼 올라 꽃처럼 피다.

그 후 담배만을 경배하며 올곧이 살았답니다.


나의 神은 병을 오래 간직하게 하였지만

언제나 내게 평안과 위안을 주었고

내가 부르면 싼값으로 항상 달려왔지요.


돈이 없어도 고개를 숙여 간절히 원하면 나타났지요,

거룩한 그의 몸을 낮추어 길바닥의 神, 꽁초라는 이름으로,

때론 나의 기도가 깊어지면 장초라는 모습으로 나투셨지요.


가슴이 사무치는 사람은 말이 없어도 뜻이 감응을 하여

의식이나 사상이 비슷한 무리끼리 어울리는 것인가요.


나는 휴학 후 복학, 친구인 ‘그놈’은 낙제하여 만난 초여름의 오후.

‘그놈’이 다가와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하더군요.

맥주 아니면 안 먹는데 - 라며 내가 거절했지요.

(사실 나는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었지만, 투병 중이었기에)

‘그놈’이 짜식 - 한마디의 말을 남기고 내 등을 툭 치곤 멀어져갔지요.


다음날, 경악할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놈’이 잠든 채로 발견됐다더군요.

아주 오랜 잠, 포도밭 옆에서, 막걸리를 대신한 농약에 취해서.


천재는 요절했고, 고수는 좌절했지요.


주병진 닮은 수려한 외모에 통기타 치며 가수를 꿈꾸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엄청난 갈들을 겪던 ‘그놈’이

늘 죽고 싶던 날 두고 먼저 가버린 겁니다, 비겁하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놈’이나 나나 힘들고 외롭고 삶이 지옥이었는데...


배려 없이 무심히 던진 말 하나가 누구에겐가 이승을 등지게 만들고

술잔 한 번 부딪힘이 어느 사람의 생명이 될 수 있음을 그때 알았습니다.


몇 년 후, 약에 찌들어 간까지 망가져 입원했을 때

후배 녀석이(여성) 문병 와 내 가슴을 때리며

“왜 아프냐”며 사랑과 원망과 한탄이 섞인 눈물을 흘렸지요.


며칠 후, 후배는 목매달아 허공에 몸을 맡겼습니다.


나는 육신의 병으로 아팠고, 그네들은 마음의 병으로 아팠지만

육신은 마음을 시들게 하고, 마음은 육신을 갉아먹는 까닭에

서로가 서러움의 강 언저리에서 만나게 된다는 것을

스물 남짓의 젊은이는 몰랐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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