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잿빛이다.

마치 내 앞에 놓여있는
은색의 자동차색깔 마냥...

자동차는 광택이라도 난다마는
이놈의 하늘 색은 말 그대로 잿빛이다.
울긋불긋 물감들인 나무의 이파리 색깔들도
오늘은 하늘의 잿빛에 가려
더욱 외롭고 쓸쓸해보인다.

비가 내릴 기새다.
잠시 한눈 판 사이 길바닥이 촉촉히 젖는다.

노아란 이파리 하나...
빠알간 이파리 하나...
빗줄기와 바람에 맥없이
길바닥으로 춤을추며 떨어진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문득 떠오른다.

이제 가을도 다 지나가나 보다.
애잔한 음악과 은은한 커피한잔 앞에놓고
막바지에 다다른 가을의 끝자락이라도

부여잡고 원 없이 느껴보련다.

역시나 사람은 바빠야하나보다.

바쁘고 일에 온 정신이 팔리면
이렇듯 가을을 느낄 시간조차 없을텐데...

한편으론 이런 감성도 느끼지 못할정도라면
내 자신이 불쌍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행복한가...
이 가을의 멋과 향을 내 가슴으로,
내 오감으로 온통 받아들일 수 있으니...

이게 다 금연의 덕 인 것을...

금연으로 인해 얻은 행복들...
다시는, 이제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고
두주먹 불끈 쥐어본다.

일요일 오후에 잠시 바깥세상을 바라보다

글을 올릴 만큼 실력은 안되지만

그냥 적어봅니다...

남은 오후도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