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제품 자체에 대한 직접적 마케팅 활동 외에, 담배회사가 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마케팅 전략은 바로 ‘기업에 대한 이미지 친화 노력’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즉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로 불리던 활동은 물론, 최근에는 세계적 트렌드인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까지 전면으로 내세우며 다수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의 소비자, 투자자, 정책 입안자들은 ESG 경영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약자)을 점차 기본으로 요구하고 추세이기도 합니다.

담배회사는 이러한 경영 트렌드를 전면으로 내세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프로그램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일련의 구체적 활동들은 대중에게 담배 제품 보다는 기업 자체에 대한 추상적 이미지를 심으려는 간접 마케팅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건강에 명백히 유해하고,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환경 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최대한 상쇄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판단됩니다. 즉, 담배회사는 자신들의 산업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대중의 비판을 희석하거나 ‘건강 유해성’ 이라는 핵심을 비껴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요 다국적 담배회사인 Philip Morris International(PMI), British American Tobacco(BAT), Imperial Brands, Japan Tobacco International은 물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담배회사 KT&G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강조하는 지속가능성 관련 자료들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공통적인 노력들은 CSR과 ESG 전략이 최근 주요 담배회사들의 일반적인 지향점이란 사실을 방증하고 있으며, 자료 및 관련 언론 보도들을 통해 담배회사가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 번째 목표이자 특성은 ‘미래 신규고객 또는 장기고객인 젊은 세대에 대한 공략’ 입니다.
최근 젊은 세대를 핵심적 공략 대상으로 설정한 것으로 여겨지는 담배회사의 ESG 활동이 더욱 빈번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의 일환으로 진행하던 소외계층 및 노약자 대상 현물제공 이벤트 (예, 겨울철 필수 연료 지원, 김장 행사 등)는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으나, 이에 더해 젊은 세대들을 향한 다양한 노력 또한 동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체적으로, 학교 발전기금과 장학사업, 대학생 대외활동 지원, 청년창업 지원, 공연 및 전시를 포함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젊은 층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간접 마케팅으로 간주될 수 있는 담배회사의 후원 활동은 사실 국내외에서 모두 낯설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 영국 노팅엄대학교 (Nottingham University)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센터 설립을 위해 BAT로부터 380만 파운드 (한화 약 64억 8800만원, 1파운드=1,700원)의 기금을 받았으며, 사회 일각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2011년 영국 더럼대학교 (Durham University) 역시,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위한다는 목적 하에 BAT에서 약 12만 5천 파운드 (한화 약 2억 1,345만원, 1파운드=1,700원)의 기금을 수락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KT&G의 활동이 두드러지며, 문화예술 관련 공연 진행과 전시 및 체험을 제공하는 시설 (상상마당)의 운영,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상상플래닛) 개발 등을 예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특히, KT&G는 2016년부터 문화 인재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만 13~18세 청소년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원하고 기업의 홍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위 활동의 목적은, 결국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게 해로운 담배를 생산, 판매하는 기업 이미지를 상쇄시켜‘친 사회적 이미지’로 변화시킴으로써, 해당 세대가 보유하는 담배회사에 대한 태도를 자연스레 우호적으로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목표이자 특성은 ‘신제품 출시와 비전 발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친 사회적 이미지 형성’으로 판단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다국적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Philip Morris International)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자신들의 제품과 경영에 대한 방향성은 미래형이며 친 사회, 친 인류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우 역설적으로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담배를 지난 수십 년간 판매해 온 당사자가, 지금도 여전히 판매 중인 연기 (Smoke)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주장하는 셈입니다. 필립모리스의 이 같은 비전과 철학에 대한 소통은, 담배 냄새와 연기에 대해 부정적인 소비자들에게 이미지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우려스럽습니다.

위 분석과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기업 이미지 전략의 노림수는, 담배회사들이 점차 기존의 담배 제품을 ‘전형적 형태’로 간주하고 전자 및 가향 등 신제품의 특성을 ‘친 사회적’이미지로 전환, 이것이 바로 ESG의 핵심인 것처럼 대중과 소통한다는 점입니다. 즉, 담배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 또는 불편함에 대한 개선을 담배회사가 주도하는 것으로 포장함으로써, 담배 제품에 대한 판매를 촉진하는 전략과 기업 전체의 이미지 상승을 의도하는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담배회사는 생존을 위해 새롭고 다양한 기업 이미지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담배회사의 집요한 마케팅 활동을 엄연한 현실로 인정하는 한편, 사회 구성원 모두는 이 같은 환경에서도 모두가 건강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부와 보건 전문가,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적절한 감시와 교육, 홍보 등을 활발하게 진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참고문헌>
  •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 (2015), “담배회사 CSR 활동 및 간접 마케팅의 사례분석과 대중적 효과성 분석 연구,” 보건복지부 정책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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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versity accepts tobacco 'blood money'”. The Guardian. 2000.12.5.
  • Chapman, S., & Shatenstein, S. (2001). The ethics of the cash register: taking tobacco research dollars. Tobacco Control, 10(1), 1-2.
    https://tobaccocontrol.bmj.com/content/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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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bbc.com/news/uk-england-tyne-13422170
  • “KT&G 상상마당, ‘2023 밴드 디스커버리’ 선정팀 발표”. 이뉴스투데이. 2023.10.10.
    http://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4865
  • “KT&G 상상마당 부산, 다양한 볼거리 ‘페스티벌 시옷’ 개최”. 백세시대. 2022.10.20.
    http://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041
  • “[ESG+메세나] 클래식에서 발레까지...K-Art 유망주의 성장 돕는 기업, KT&G”. 반론보도닷컴. 2023.6.21.
    http://www.banronbod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714
  • 필립모리스 홈페이지. Delivering a smoke-free future
    https://www.pmi.com/our-transformation/delivering-a-smoke-free-future (조회일: 2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