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로 바로가기

추천글보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링크복사


추천글보기

체험 및 비법게시판에서 5회 이상 추천 받은 글을 모았습니다.

금연합시다 상세 페이지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수, 내용 정보를 제공합니다.

금연합시다
작성자 비흐변 작성일 2023-01-08
조회수 1028 추천수 11

아침에 눈을 뜬다. 연초가 땡긴다. 몽롱한 상태에서 불을 붙이면 뇌가 바짝 쪼여 오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침의 시작이다.

그렇게, 담배 한 대 깊이 빨고 있노라면 오늘 하루 뭐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머리는 좀 몽롱하지만, 그래도 가슴은 충만하다.

퀭한 눈, 씻고 나면 출근이다. 역시나 담배가 땡겨 한 대를 더 꺼내 문다. 화장실에서 피는 담배, 거울을 보면서 피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 잘 보낼 수 있을지도?’

변기에 침을 찍찍 뱉고, 꽁초를 던진다. 근데 하나로는 좀 부족해서 하나를 더 꺼내 문다. 그렇게 두 대…….

두 대를 다 피고 나니 10분이 훌쩍 지나 있다. 아, 오늘은 여유 있게 일어난 거 같은데 여차하면 늦을 판이다.

변깃물로는 처음 버린 꽁초가 니코틴을 흩뿌리며 두둥실 떠다닌다. 거기에 두 번쨰 꽁초를 버리고, 변기를 내린다. 이제는 진짜 출근이다.

……급히 나와서 그런가. 그래도 10분의 여유. 근데, 엘리베이터를 생각하면 당장 올라가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다. 근데, 고민이 든다.

‘아, 지금 들어가면 11시까지는 담배 피기 힘든데. 씁, 급해서 커피도 못 샀는데 한 대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사실, 고민은 잠깐이다. 이미 나는 흡연 구역으로 움직이고 있다.

습습후후.

늦었으니까 스피드 담배.

‘나쁘지 않네.’

사실, 매우 좋다.

다시 또 마음이 충만해진다. 니코틴이 최고다. 회사 지각이야 뭐…… 끽해 봐야 5분인데, 뭐.

담배 연기 풀풀 흘리며 출근한다. 다행히 지각을 문제삼는 분들은 없다. 눈치껏 앉아서 일을 한다. 근데, 이게 웬걸. 커피를 안 사와서 그런가? 집중이 통 안 된다. 조금 집중을 하고 싶은데…….

째깍째깍.

‘아, 30분 지났네. 지금 담배피러 가면 좀 눈치 보이는데.’

째깍째깍.

‘아, 45분…… 이 정도면 되려나?’

째깍째깍.

‘아, 55분. 1시간만 채우자.’

째깍째깍.

“OO씨, 이것 좀 해 줘.”

“어…… 네? 네, 알겠습니다.”

X발, 담배 피러 갈려 그랬는데.

어쨌든, 하자. 하는데…….

‘X발, 스트레스.’

이것만 끝내고 가자.

이것만…….

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담배…….

“OO씨, 밥 안 먹어?”

점심 시간이다.

화가 난다.

초조하고.

왜 저놈의 상사 새끼는 짬처리를 나한테만 시키는지. X발련. 기분이 너무 좆같다.

“밥 뭐 먹을까? OO씨가 메뉴 정…….”

“너 오늘 식사는 따로 하곘습니다.”

X발련이, 지금 너랑 밥을 먹고 싶겠냐? 일단은 담배가 시급하다. 근데, 담배만 피면 조금 아쉽다. 이럴 때는 커피다.

점심 시간이라 카페에는 손님이 없다. 커피를 시키면 바로 나오는데, 솔직히 기분이 좀 좆같다.

‘이젠 흡연 구역도 없어졌지.’

흡연자 인권이란…….

‘X발련들, 아주 지네끼리 X나 고상해.’

어쨌든, 어쩌겠어.

피지 말라는데.

그러니까, X나 우중충한 건물 구석으로 가자. 햇볕도 잘 안 들고, 바닥은 눌러 붙은 가래로 더럽고, 타일 사이에 담뱃잎 꼼꼼히 박혀 있는 흡연 구역으로 가자.

의자는 X발 너무 더러워서 앉기도 찝찝하지만, 어째. 그래도. 그냥 담배나 피자.

그렇게, 불을 붙이고.

한 모금.

후…….

커피도 한 모금.

쌉쌀하다.

카페인으로 코팅된 입 안을 담배 연기로 훈연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핑핑 돈다. 그래, X발. 이게 인생이다. 타닥, 타다닥…… 장잣불 타들어가듯 연초가 타들어 간다.

그렇게, 커피 한 모금에 담배 한 모금.

점심 복귀는 눈치껏 1시까지.

지금은 12시 10분.

50분간의 담배 타임.

‘벌써 반 갑.’

하지만, 괜찮다.

흡연은 언제나 반가우니까.

“OO씨, 담배 피웠어? 으휴 냄새.”

“하하.”

냄새가 난다니까 좀 미안하네.

다음에는 냄새 좀 빼고 들어와야지.

그렇게, 담배 반갑과 함께한 점심 시간, 나는 일을 한다. 2시에는 믹스 커피에 담배를 펴야지.

근데…….

째깍째깍.

‘오후 1시 17분…….’

기분이 좆같다.

‘X발, 시간 X나 안 가네.’

담배 한 대만 피면, 집중 싹 잘될 거 같은데.

……나는 짐승이다.

오늘도, 내일도.

어쩌면, 담배를 끊지 않는 한 영원히.

전체댓글수 0

페이지만족도 조사

현재 페이지에 대하여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확인
금연상담 카카오
상단으로 이동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