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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같은 우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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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in | 작성일 | 2013-12-27 | ||
조회수 | 4978 | 추천수 | 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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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는 제가, 더구나 담배를 모르는 제가 이곳에서 많은 공감을 나눌 리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들리는 까닭은
금연의 의지를 다짐하기 위함이 아니라, 연기에 그을린 가슴이 맑은 바람에 씻기더니 푸른 싹 돋고 무성하게 자라 맛난 과일이 가득한데
- 는 옛 시인의 말처럼 이 기쁨을 준 이 마당이 고맙고 그립지 않겠어요?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고난의 가시밭에 들어 나의 촛불을 지키고자 사람의 바람을 멀리하며 홀로 쓴 술잔을 들고 오직 자신과 이야기하며 지내던, 금연의 첫 백일은 어떠한 수도(修道)의 과정보다도 처절했지요.
헌신 없이 이룬 사랑은 거짓이며 희생 없이 도달한 종교는 미신이며 아픔 없이 핀 꽃은 조화(造花)이며 고난 없이 만난 행복은 미혹(迷惑)입니다.
그 그림자에 서린 노예의 피와 땀을 잊지요.
고통은 고난이 되고, 고난은 시련이 되고 시련은 수련이 되고, 수련은 수행이 되니 그렇게 세워진 “공든 탑이 무너지”겠습니까?
“공든 탑이 무너지는” 이 드물고도 희귀한 현상을 보고 탑을 쌓기를 포기하는 자가 있을까요?
탑을 쌓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거나 자신이 없어 지레 겁을 먹었거나 게으른 사람들로써 이들은 위대한 탑을 쌓을 ‘아사달’은 아예 아니었으니 큰 의미를 둘 까닭이 없습니다.
그들이 쌓은 탑은 비록 ‘공든 탑’이지만 그들의 땀방울만 배었지 피의 스밈이나 뼈의 새김은 없기 때문입니다.
땀의 소금기로 번쩍이기도 하지만 스민 핏자국이 산화되어 검붉으며 깎아낸 뼛가루가 분처럼 묻어나는, 저 깊은 고찰의 탑을 닮았답니다.
미래나 꿈을 그리기에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 힘들고 각박합니다. ‘지금’ 나는 피 흘리며 전투중이고 옆의 동료가 전사하기도 합니다.
금연 전의 어제는 우리 모두 평온하여 평정심을 유지했고 금연 이룬 후의 내일은 우리 모두 즐거움의 물결에 흔들거리겠지만,
핏발선 눈을 부릅뜨고 온 귀를 열어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가늠하는데
바스락 거리는 소리나 흔들리는 나뭇잎에도 놀라 아득해지며 그곳을 향해 총을 난사할 수도 있는 참 힘들고 모진 상황입니다.
우리는 불안한 평정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가끔 전쟁의 공황상태에 빠져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불쑥 ‘나도 모르게’ 울분을 쏟아내기도 하니까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의 전쟁의 특수성을 이해한다면 내 말이 네 말이며 내 가슴이 네 가슴이어서 우리는 다를 것이 없는 하나랍니다.
(몇 년 쌓은 탑을 스스로 허문, '그 분'들도 다시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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