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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리하여 회상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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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리하여 회상
작성자 min 작성일 2013-10-10
조회수 5516 추천수 6

십년 하고도 한참 지난 그때에는

한 틈도 쉬지 않고 사랑을 했었지.


소복 입은 그녀를

불질을 하여 빨아들여

잉걸불로 이글거리며 타오르면


허파꽈리 끝까지 터질 듯 가득 채우고는

날숨을 내면 구름(雲)이 피어오르고

몽환의 빗줄기(雨)가 내렸으니


이를 운우지정(雲雨之情)이라 부를만했던 게야.


---


사랑이 지나쳐 하루에 세 갑을 넘으니

강철보다 강한 생명체임에도 무너지며

죽음을 예감하는 그림자가 어른거리더군.


스스로 결행해야 하는 하나의 진리 : 헤어짐.

그러나 사랑의 이별보다 처절한 것이 금연이지.

그리워, 교접하고파 하루인들 어찌 참겠어.

물론, 당연히, 한나절도 버티지 못했지.


하루에 한번씩, 그러니까 날마다 실패했어.

일곱 번의 쓰러짐은 칠전팔기라는 말로 위로를 삼았지만

여덟을 거쳐 한 달을 무너지더니 마흔 날이 넘어가더군.


날마다 끊는 이성과 날마다 피는 현실의 충돌로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웃기는 놈’이 되어갔지만

어쩌겠어, 동반자살은 아니잖아, 살아야 하잖아,


---


마흔둘의 날이 괴롭게 지나고

마흔셋의 날에 어찌어찌 견뎠어.

마흔넷의 날엔 자꾸 눈물이 나더군.


내가 견뎠다니, 버텼다니, 이겨냈다니, 말도 안 되잖아.

단 하루이지만 천하의 의지박약아가 이룬 것은 작은 기적이었어.

그때부터야, 기적을 믿기 시작하고, 큰 기적을 이룰 예감이 든 것이.


하루를 버텼다는 의미는 다음 하루도 견딜 수 있음이지.

그 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감동으로 흐르는 눈물이어서

그 하루를 배반할 수가 없었어, 어떻게 이룬 하루인데.


그뿐이야, 나의 금연의 이력은 이토록 간단해.

하루를 견딘 그 기적의 힘을 믿고 또 하루를 보탰을 뿐이야.

참 간단하더군, 이틀이 되고, 한 달이 흐르고 일 년이 지나더군.


==========


백일 가니 견딜만하고, 일년 지나니 가끔 생각나고

천일 넘어가니 잊고, 이천일 흐르니 잊음도 잊었고

삼천일 오니 담배와 금연이라는 단어도 모르게 되더이다.


매일 담배의 독극물을 부어 황폐했던 자리엔

근육이 크고 거문고 울리고 그림이 있어

정신은 맑고 마음은 풍요로워져


이 새롭고 즐거운 땅에서 노닐며 기다리노니

뜻(志)이 같은(同) 동지(同志)님들, 어서 건너오세요.

빨리도 늦지도 않은 하루에 한걸음씩, 지금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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