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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가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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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가
작성자 min 작성일 2013-09-11
조회수 5768 추천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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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네요, 가을비라 불러야겠지요.

가을의 비, 세월을 거슬러 과거로 가는 추억의 거룻배.

그 배를 타고 내 삶에서 가장 치열했던 현장에 왔네요.


어제 치과를 가서 스켈링을 받았습니다.

금연하고 일 년 기념으로 하려했는데 치과의사가 괜찮다고 해서 미루다가

금연 십년이 조금 넘은 어제 다시 문의 했더니 무슨 치석이 이렇게 많으냐며

핀잔을 들은 후 한 시간 이상을 온 잇몸과 이를 들들 긁고 갈고 왔습니다.


담배를 오래 피워 아래쪽 앞니 두 개의 안쪽이 검게 착색되었는데

금연 후 십년 넘게 칫솔질을 열심히 해도 지워지지 않아서

크게 웃으면 ‘검은 속’이 보일까봐 항상 조심하였는데,

어제 스켈링을 받고나니 모든 이가 하얗게 빛나는 것이

참 예뻐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이빨의 미모에 흡족해하다가

문득 시커멓게 망가졌을 나의 폐는 지금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흡연의 경력이 오래되면 매일 닦는 이빨도 검게 착색이 되는데

청소 않는 폐가 무사하겠어요, 당연히 검푸르게 채색이 되지요.

허파꽈리의 분홍빛 꽃잎 닮은 연약한 조직에

점점이 박힌 석탄가루처럼 니코틴에 찌들어

죽음의 그림자로 어른거리는 흡연의 이력서,

검푸른 상형문자로 상감되어 탄력을 잃은 폐부.


지워지지 않을 테지요, 암의 징조를 새긴 문신처럼, 검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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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잊어가면서 가끔이지만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너무 늦게 금연한 것은 아닌가, 이미 암세포가 자라고 있지는 않을까.’

- 하는 두려움에 금연하고 있는 당시에도 불안감은 그치지 않았지요.


다행히 십년이 지나는 동안 암은 발병하지 않았고

기타의 병으로 아직 병원을 다닌 적이 없어 안도는 하지만

삼십년을 뿌려댄 암의 씨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는 확신이 없습니다.


과한 모든 것은 좋을 것이 없지만 나는 하루에 세 시간은 운동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다 하루 늙은 내일, 효율이 떨어진 몸으로 이룰 것은 극히 적기에

내일 보다 하루 젊은 오늘, 하나의 근육을 더 만들어야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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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은 말했습니다, 배움에 때가 있는 것이라고.

요즘사람은 말합니다, 배움에 때는 없다, 평생 하는 것이다.


저는 옛사람의 말에 동조합니다.

배움도 운동도 취미도 높은 경지를 위해서는 다 때가 있습니다.

(낮은 경지에서 노닐기를 원한다면 때를 따질 필요는 없지만요)


죽음을 경영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금연엔 때가 없습니다.

삶을 경영하는 마음이라면 금연엔 분명 때가 있습니다 :

지금, 이 시각입니다, 절대 시기를 놓치지 마십시오.

내일이면 이미 너무 늦을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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