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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모르는 내가 공감을 줄 수는 없지만....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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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모르는 내가 공감을 줄 수는 없지만....
작성자 min 작성일 2012-09-26
조회수 6120 추천수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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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바람이 서늘하다.

기압차로 부는 게 바람뿐이겠는가.

담배를 빼낸 폐에도 무언가 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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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극물을 빼낸 폐의 빈터에

삼년을 쉬지 않고 술을 부었고

그 뒤, 세 해를 뜀박질로 메웠고

다음, 두해를 수영으로 채웠고

지금은 헬스와 수영을 병행한다.

---

그림과 악기와 벗하고

풀꽃들과 대화를 하니,

잡다한 번뇌는 사라지고

머리는 맑고 가슴은 투명하다.

---

젊을 적, 돈의 노예가 되기를 기꺼이 바랐고

한 시절, 정신으로만 살고자 객기를 부리기도 했지만

삶은 언제나 고달파 마른입에 바닷물 마시듯 짜고 건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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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가 가장 사랑하고 믿었던 존재는 담배였으며

삶이 피폐해질수록 더욱 밀착하는 것이 그인데

담배를 버릴 까닭이 전혀 없었지만,

운동하다가 숨이 가빠오더니

죽음이 어른거려 운동을 포기하고

삶에 대해 며칠을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가족보다 소중한 내 사랑, 내 신(神)을 버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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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는다고 실행이 된다면 세상사 얼마나 좋겠는가.

더구나 사랑이었고 나의 신을 배반하는 배교(背敎)임에랴.

정월초하룻날 모질게 끊었지만 (예상대로) 그날 실패했고,

다음날 도전하고 패배하고, 또 다음날 실행하고 좌절하기를

서른아홉 번 하다가 마흔 번째 날인 2월 11일 하루를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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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나의 금연은 그 하루로 이루어졌다.

나에게 그 하루는 기적이며 빛이었으니

그 소중한 하루를 헛되게 하지 않으려

다음의 하루를 더 보탰을 뿐이다.

---

나는 어찌 보면 금연한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이루어낸 그 하루를 믿었으며

그 믿음을 버리지 않고 지금도 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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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은 평생을 참는 게 아닙니다.

단 하루만 참는 겁니다.

하루가 쌓이면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문득 담배가 무언지 모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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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육체적인 금단증상은 빠르면 백일 늦으면 일년이면 사라집니다.

그러함에도 재흡연을 시도하는 까닭은 금단증상 때문이 아니라

추억과 의지처를 찾고 싶은 심리적인 요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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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에 친화력이 강한 골초의 특징은 금연 도중에

금단증상이 옅어지고 담배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면

즐거운 게 아니라 ‘오히려’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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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질 나쁜 애인이었지만 영원한 상실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금단증상이 사라지고 자신이 붙을 즈음에 조심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악녀(惡女)라 하더라도 사랑이었으니, 무의식의 서랍에 갈무리 하곤

잊었노라 주장했던 이런 추억마저도 말끔히 버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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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은 완성되는 것이라 저 홀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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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이루시길......

                                   - 담배가 무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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