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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의 추억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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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의 추억
작성자 미궁탈출 작성일 2011-03-09
조회수 10640 추천수 19

심한 스트레스에 운동은 잊은지 오래다 보니 체중은 늘어 비만에 이르고 커피는 기본 10잔,

흡연기간 30년에 흡연량은 갈수록 증가해 한번 피면  두 대는 줄로 피워야 하고,

흡연간격이 30분을 채 넘기지 못하게 되며 금연을 권하는 아내와 자식들과의 싸움은 물론,

배란다 흡연때문에 위층과 싸움도 불사하며 이혼을 하더라도 담배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심지어는 내 목숨마져도 가볍게 여겨, 짧고 굵게 살면되지 하며 나름대로의 당위성을 갖고 무식하게 살던 어느 날, 정확히 금연일과 일치하는 1년 전 오전 10시 30분..

 

아파트 배란다에서 담배 두 대를 연거푸 피고 나오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고 가슴이 울렁거리며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집에는 저 혼자여서 거실에 쓰려져도 도와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1시간정도가 지나고 다시 정신이 들자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고 가슴이 몹씨 아팠습니다.

체했다고 판단해 소화제를 먹고 침대에 누워 한 동안 잠을 자다가 다시 깨었는데 상태는 이전보다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때 마침 걸려온 아내의 전화에 내 상태를 설명하자 아내가 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했지만 저의 무지함에 또 다시 시간을 지체하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에 이끌려 구급차를 타고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병명은 '급성심근경색증'이었습니다.

유선방송에서 보험 광고할 때 줄창 들어 왔던 병명이어서 그리 낯 설지는 않았으나 이런 병이 나에게 예고없이 올 리 없다는 생각에,

혹시 병원에서 수입올리기 위해서 없는 병을 만든 것은 아닐까 의심했으나 국립병원이라 그럴 리는 없었고,

그럼 응급실 담당의사의 오진은 아닐까도 생각했으나 시간이 평일 오전이라 내,외과 부장 및 과장을 비롯해 6~7명의 전문의 스탭들이 총동원되는 걸 보니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막상 일을 당하고 보니 실감은 나지 않았으나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죽음이 두렵다기 보다는 제 생명에 대해 그토록 무지했던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럽고 챙피했으며,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벌려 놓은 수 없이 많은 일 들, 그리고 무엇보다 저만 믿고 반 평생을 바쳤던 과부가 될 제 아내와 못난 아빠 밑에 태어나 애비 없는  자식이 될 불행한 아들에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관상동맥 3개가 모두 막혀 수술 중에도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치사율이 30%나 되는 발병 1주일과 10%에 이르는 1년을 넘기고 어제 심장 초음파와 심전도 그리고 혈액검사의 결과가 그런대로 안정되게 나와서 한 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의 생활은 살고자 해서나 살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제 가족과 제 주변의 모든 분들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아니 죽을(!)각오로, 금연은 물론, 담배와 늘상 같이하던 인스턴트 커피 또한 녹차나 허브차로 바꾸고 수영 및 조깅 등 하루 1시간이상의 운동과 식사 때 반찬도 육류 대신 생선과 야채 위주로 바꾸고 밥도 양을 줄이고 간식도 없애 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등,  금연과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하며 50평생에 처음으로 제 자신을 위한 1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담당 주치의 선생님께서 제가  건강관리를 너무  잘해서 결과가 좋았다며 의지가 참 강한 분이라고 칭찬했을 때 전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제 생각에 저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안될 줄 알기 때문에 금연시도를 단 한번도 안 해 봤을 정도니까요...

 

지나고 보니 심장병에 원인이 되는 모든 요소를 제가 갖고 있었습니다. 그랬으니 병이 오는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그때까지 병이 안 온게 이상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흡연, 비만, 스트레스는 이 중 한 개 이상만  가지고 있어도 발병률이 절반인데 전 그것도 심하게 다 갖추고 있었으니....

 

공감마당 동지 여러분!

힘들고 외롭지만 담배는 반드시, 결코, 네버 끊어야만 합니다.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나를 위한 것은 물론, 나를 믿고 따르고 나를 도와주시는 모든 분께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물입니다.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습니다. 저 처럼 몸이 망가져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금연하지 마시고 여러분은 건강한 몸으로 금연하시어 산뜻한 몸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금연 중 정말 참기 힘들 때는 마음 속으로 ' 난 지금껏 담배를 핀 적도 없었고 또 담배가 뭔지도 모르며 설령 앞으로 필 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들 것이다.'라고 외쳐봅니다. 마치 은행에 돈이 많이 있지만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돈을 가질 생각을 안하듯이 말입니다.

 

금연 초기에는 매일처럼 공감마당에 들러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위로를 받고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곤 했습니다. 100일정도 지나서는 좀 뜸해지긴 했어도 잊지 않고 들르다가 200일이 지나면서부터는 거의 들르지 않았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흡연욕구를 극복했다고나 할까요?

이제 다음주에는 1주년이 됩니다. 그동안 인사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기도 하고 옛 생각이 나기도 해서 몇 자 적게 되었습니다.

 

솜씨 없는 글이나마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제 글이 이름모를 그 어떤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끄럽지만 적어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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