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폐질환(EVALI)
2021년 초 의학저널 ‘소아호흡기학(Pediatric Pulmonology)’ 에서 발표된 임상 사례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폐 손상 의심환자로 보고된 16세 소년은 저산소증과 급성 호흡부전을 주 호소로 병원을 방문하였으며, 진행성 호흡곤란, 마른기침, 피로감, 체중감소, 경미한 객혈(피나 피가 섞인 가래를 기침과 함께 배출해내는 증상) 등의 증상이 추가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당시 지역 획득 폐렴,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 등이 의심되어 여러 검사가 진행되었으나 모두 원인으로 보기 어려웠고, 결국 이 소년은 Tetrahydrocannaninol(THC, 대마성분)가 포함된 궐련 사용, 전자담배 사용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 손상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Closed System Vaping(CSV, 폐쇄형 베이핑) 전자담배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끔과 동시에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하 베이핑, vaping)으로 인한 폐 손상 사례와 이로 인한 사망이 다수 발생하였으며, 이를 현재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cigarette use or Vaping Associated Lung Injury, EVALI)’으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번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사태와 관련하여 발생현황과 쟁점을 다뤄보면서 그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베이핑으로 인한 중증 폐질환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2019년 가을부터 미국에서 보고되기 시작했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자료(2020년 2월 18일 현재) 기준 환자 2,807명, 사망자 68명이 발생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베이핑 관련 폐 손상 입원 사례 2,200명 중 82%가 Tetrahydrocannaninol(이하 THC, 대마성분)가 포함된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였으며, 33%는 THC(대마성분) 성분만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57%는 니코틴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였고, 14%는 니코틴만 포함된 제품을 단독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환자가 다수 발생한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앞서 미국 CDC가 발표한 내용 외에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검출되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의심사례는 총 2건 보고되었으나, 현재 그 중 1사례가 의심사례로 분류되었습니다(2020.12.29. 기준).
현재까지 발표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 원인을 특정하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이라고 명명하기 이전에도 니코틴 포함 액상형 전자담배에 의한 폐손상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THC(대마성분),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외에도 니코틴 사용과 관련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과 같은 권고사항을 발표하였습니다.
국내 보건당국도 동일한 수준으로 권고사항을 발표하였으며,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다른 종류의 담배제품으로 전환하기 보다는 효과가 입증된 금연지원서비스(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상담전화, 지역금연지원센터, 병의원 금연치료)를 이용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담배회사들은 일부 전문가들과 여러 단체를 활용하여 전자담배를 위해감소전략의 도구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발생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발생은 전자담배와 관련되어 제기되던 건강상 영향과 공중보건학적 우려를 증폭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THC(대마성분)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의 연관성이 강력히 의심되지만, 이들 물질과 관련이 없는 사례도 보고되어 니코틴 혹은 다른 미지의 물질에 의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전자담배는 계속 변화하고 있어, 포함된 유해물질도 불명확하게 알기 어려우며 미지의 물질 첨가도 용이하여 잠재적 위험성이 계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EVALI) 발생과 같은 갑작스런 유행은 예측하기 힘들 뿐 아니라 장기간 전자담배 사용 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담배제품 사용과 이에 따른 니코틴 중독은 개인적 수준에서의 선택 문제를 넘어서, 인구집단 전체 수준에서의 그 영향력을 살펴보고 관리해야 하는 공중보건학적 과제입니다. 이는 공중보건을 위한 담배규제의 측면에서 관련 연구가 지속되고 기획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보건당국과 국민의 적극적 관심을 통해 전자담배 등의 신종 유해물질의 모니터링과 예방을 위한 사회적 체계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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