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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회사의 음모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작성자 김은지 /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 작성일 2012-06-22
출처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지난 4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12년 세계 금연의 날의 주제로 Tobacco Industry Interference를 선정했다는 게 알려지자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서는 이 말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말 그대로 옮기면 “간섭”, 혹은 “방해”가 적절할 것이나 그 뜻이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여러 전문가가 담배회사의 방해공작, 농간, 조작, 비리, 은폐, 부도덕함, 거짓, 거짓말, 음모, 획책, 기만, 훼방 등의 의견을 주었으며, 세계 금연의 날 준비모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장시간의 논의를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금연의 날 주제를 “담배회사의 음모 - 담배회사가 8천 억 버는 동안 매년 5만 명 죽어간다”로 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세계 금연의 날 주제를 우리말로 옮기는 데 왜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것일까? 필자는 담배회사가 그만큼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정부의 담뱃갑 포장의 경고문구와 관련된 법 개정 과정에서 담배회사가 복지부 실무자들을 협박하고 읍소하는 행위는 “간섭” 및 “ 방해”라고 할 수 있으며, 국회 상임위에서 경고문구와 관련된 논의를 하지 않도록 국회의원에게 로비를 하는 일은 “농간”및 “획책” 이 된다. 또한 담배소송과 관련하여 증인과 참고인에게 잘못된 내용을 주장하도록 하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늘어놓는 것은 “흑막” 및 “획책”이라고 할 수 있고, 최근 들어서는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을 유혹하는 각종 판촉 행위를 하는데 이는 “음모”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담배회사가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담배가 우리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추기 위함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담배로 인하여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에 150명, 1년이면 5만 5천 명이나 된다. 2009년 신종 플루가 전국을 휩쓸었을 때, 해당 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의 총 수가 148명인 점을 비추어보면 담배로 인한 영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KT&G가 사회공헌 활동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KT&G가 한 해에 사회공헌에 쓰는 비용은 약 500억 원으로 정부가 금연홍보에 쓰는 예산(최근 5년 평균 약 30억 원)의 17배, 정부의 전체 금연사업 예산(200억~300억 원)의 2배나 된다.

 


담배회사가 펼치는 마케팅 활동의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하면 ‘교묘함’이라고 할 수 있다. 50-60대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떨어지자 초등학생, 청소년, 대학생 그리고 여성을 주요 표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어찌나 교묘한지 마케팅 대상 스스로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 가보면 담배 신제품 홍보물이 계산대 위를 점령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사실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고도의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담배에 대하여 아무 생각이 없는 초등학생들에게 “담배는 멋진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서, 나중에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 알게 된다고 해도 “설마... 그렇게까지 나쁠까?”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만든다. 더욱이 우리나라 담배 디자인은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담뱃갑 디자인보다 세련되고 화려하며 매력적이다. 젊은 세대 및 젊은 여성이 좋아할 캐릭터와 디자인을 개발해서 담뱃갑 포장에 사용하기 때문인데, 연말연시에는 해당 시즌에만 판매하는 한정판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월 외국계 담배회사에서 담뱃값을 올리자 KT&G에서 “올려야 할 것은 가격이 아니라 품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였다. 필자는 대체 어떻게 했기에 ‘품질을 올렸다’고 하는 것인지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KT&G에서 품질이라고 주장한 것은 1)제품 하단에 만든 사람의 실명 표기, 2)친환경 종이사용 확대, 3) 복지,장학,사회공헌사업의 추진이었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는 설명이었다. 품질을 올렸다면 ‘건강 수준의 향상’ 혹은 폐암이나 후두암 같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정도는 되어야지, 겨우 실명 표기에 친환경 종이 사용을 확대하였다고 품질을 운운하다니, 그야말로 초특급 과장 광고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복지,장학,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서 제품 판매 증진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지 담배의 품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이런 광고를 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19대 국회가 문을 열었다. 올해는 제발 담배회사의 로비에 당당히 맞서 금연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국회를 보고 싶다. 담배회사의 온갖 방해공작에도 꿋꿋하게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담배 없는 세상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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