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내달 총선에서 집권이 유력시되는 호주의 보수 야당이 더이상 담배회사의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2일 호주 국영 ABC 방송에 따르면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는 이날 시드니의 세인트 빈센트 병원을 방문, 보건정책과 관련한 야당의 총선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자유당은 2011~2012 회계연도에 8천 호주달러의 기부금을 다국적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와 BAT로부터 받았다.
애벗 대표는 "내가 과거 하워드 정부에서 보건부 장관을 맡았을 때 펼쳤던 흡연 억제정책 덕에 호주의 흡연율이 현저히 낮아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한 뒤 "자유당은 더이상 담배회사들의 기부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벗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2004년 이후 담배회사로부터 일체의 기부금을 받지 않아온 노동당이 담배회사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온 자유당에 대해 정치 공세를 펼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은 자유당이 지난 10년간 210만 호주달러가 넘는 기부금을 필립모리스와 BAT로부터 받아왔다고 비난했다.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세계 최초로 '단순 담뱃갑 포장법'을 도입한 호주에서는 다국적 담배회사가 일종의 '악의 화신'처럼 간주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치권으로서는 이들을 공격하는 것이 표심 공략에 유리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2 16: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