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에서 담배 보면 흡연할 가능성 커
(뉴욕 AP=연합뉴스) 뉴욕의 상점들이 담배를 손님에게 보이지 않게 숨겨서 팔아야만 할 수도 있는 처지에 몰렸다.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온 뉴욕시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최초로 상점에서 담배 진열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법이 통과되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업주들은 담배를 캐비닛이나 서랍에 숨겨야 한다.
아이슬란드나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에도 비슷한 법이 있다.
담배 진열 금지법은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떨어뜨리려고 만들어졌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담배 진열은 흡연이 정상적 활동이라고 여기게 한다.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법안을 마련한 취지를 설명했다.
공공보건 운동가라는 평을 듣는 블룸버그 시장은 대용량 탄산음료 판매 금지도 시행하려 했지만, 지난주 법원이 이를 막자 항소한 바 있다.
뉴욕시는 오는 20일 시의회에 담배 진열 금지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2002년 시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금연정책을 펴왔다. 뉴욕시는 식당과 술집, 공원, 해변에서 흡연을 금하고 담배 제품에 미국 최고 세금을 물렸다.
부호인 블룸버그 시장은 사재 6억 달러를 전 세계의 금연 활동에 기부하기도 했다.
토머스 팔리 뉴욕시 보건국장에 따르면 뉴욕의 성인 흡연율은 2002년 21.5%에서 2011년 14.8%로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율은 2007년 이후 8.5%에서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금연 운동가들은 담배를 눈에 보이지 않게 하면 청소년이 담배를 가까이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달 학술지 '담배 규제'(Tobacco Control)에는 11∼15세를 대상으로 담배 제품 노출과 흡연율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 논문이 실렸다. 상점에 갈 때마다 담배를 본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려 시도할 확률은 담배를 전혀 보지 않은 아이들의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금연을 시도하는 이들이 담배를 보면 흡연 충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뉴욕시 관리들과 보건 전문가들은 말했다.
그러나 흡연자를 비롯해 담배 회사와 판매업자들은 이런 조치가 너무 지나치다면서 반발한다.
뉴욕시의 법안은 상점 내 담배 광고는 금하지 않아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3/19 11:5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