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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전문가들 한자리' 세계금연대회를 가다

작성자 길잡이 2012-04-27 조회수 5205

 

지난 3월 20일~24일 제15회 세계금연대회(World Conference on Tobacco or Health)가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세계금연대회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어 3년에 한 번씩 개최되고 있으며, 전 세계 금연분야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기회이다. 매 회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금연분야의 최신 지식과 포괄적 정책이슈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올해 주제는 “전 지구적 계획수립과 지역별 실행(Planning Globally, Acting Locally)”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약 100개 국가에서 장관급 인사를 포함한 2,600명이 참석하여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개막식 : 다시 한 번 확인한 담배규제의 당위


제15차 세계금연대회는 싱가포르 보건부 간김용(Gan Kim Yong) 장관과 싱가포르 건강증진재단 앙학셍(Ang Hak Seng) 이사장의 환영사로 그 막을 올렸다. 이어 세계보건기구 마가렛 챈(Margaret Chan)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담배업계의 마케팅전략, 후원활동, 정치적 로비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통한 담배규제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싱가포르 보건부 간김용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담배와 흡연 확산은 매년 6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으며, 공중보건 분야에서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임을 지적 하였다. 또 이번 세계금연대회가 다양한 노력을 한 데 모아 보다 공고한 금연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싱가포르 건강증진재단 앙학셍 이사장은 본 대회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첫 번째 금연대회임을 강조하면서 싱가포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담배불법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납세확인표시(duty-paid marking)를 도입하였으며,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첫 번째로 담뱃갑 포장지에 경고그림을 도입하였음을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세계보건기구 마가렛 챈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흡연 폐해의 심각성과 담배규제의 중요성은 이제 누구나 알지만 담배업계가 치밀하고 교묘한 전략으로 금연정책 추진을 방해하고 있음을 지적하였고, 막대한 질병과 사망을 초래하는 담배업계의 활동을 저지하고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총회 : 금연정책의 가장 큰 적, 담배회사

 

이번 대회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1차 총회 주제였던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이행과 담배업계 대응하기이다. 1차 총회는 세계보건기구 마가렛 챈 사무총장이 의장을 맡고,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Tobacco Free Initiative) 본부 더글라스 베처(Douglas Bettcher) 박사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사무국 하이크 니코고시안(Haik Nikogosian) 사무국장이 주제 발표를 하였다. 더글라스 베처 박사는 올해 세계금연의 날 주제가 ‘담배업계의 금연정책 저해활동 (Tobacco Industry Interference)’임을 상기하면서, 담배업계의 위협적인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활동을 파악하고 (recognize), 감시해야 하며(monitor), 우수 대응사례를 서로 공유해야(share) 한다고 역설하였다.

 

한편, 하이크 니코고시안 사무국장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이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으로 정부부처의 담배규제 의지를 이끌어낸 것과 법률로 담배업계의 활동을 제재하게 된 것을 꼽았고, 특히 담배제품의 불법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와의 협력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장을 맡은 마가렛 챈 사무 총장은 발표 내용을 종합정리하면서 담배업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중인식, 엄격한 법률, 대중적 지지(the power of people), 보건부처를 비롯한 정부의 의지, 국제적 공조 등이 필수요소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예리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고, 덕분에 회의장의 열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주요한 질문은 담배업계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제적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보건부가 담배업계의 기업 활동을 제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이행을 위한 부처 설득 논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이었다.

 

 

오찬 심포지엄 : 담배규제의 큰 획을 그은 호주 ‘담뱃갑 포장지 일원화’

 

이번 대회는 세 차례의 오찬 심포지엄을 마련했는데, 그 중 2차 심포지엄의 주제가 ‘호주 담뱃갑 포장지 일원화 사례(Australian’s Plain Packaging Experience)’였으며, 세계보건기구 마가렛 챈 사무총장이 의장을 맡고, 호주 보건부 및 법무부에서 4명의 패널이 참여하였다. 2011년 12월에 발효된 호주의 담뱃갑 포장지 일원화 법안은(Tobacco Plain Packaging Act2011) 오는 12월 1일부터 판매되는 모든 담배제품의 포장지에동일한 색깔과 디자인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의 목적은 담배회사의 마케팅수법 중 하나인 패키지 디자인을 제재함으로써 젊은 층의 담배소비를 감소시키고, 담뱃갑에 경고그림과 메시지를 보다 크고, 가시적으로 삽입하는 것이다.

 

호주 보건부는 이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담뱃갑 포장지 디자인을 확정하기 위하여 연구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의 내용은 경고그림의 크기와 위치, 경고메시지의 크기와 위치, 담뱃갑 색깔 등을 대한 것이었고, 여러 차례의 조사와 연구를 통해 최종적으로 올리브그린 색깔과 담뱃갑 포장지 면적의 75%를 차지하도록 하는 경고 그림 및 메시지가 확정되었다. 한편, 호주 보건부 제인 홀튼(Jane Holton)장관은 이 법안에 대한 소송 제기 등 담배업계의 반발에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분과 심포지엄 및 패널토론 : 담배규제를 둘러싼 현안과 동향 파악의 장

 

분과 심포지엄과 패널토론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의 조항을 중심으로 금연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무연담배 확산실태, 담배제품 불법거래, 대중매체와 담배, 담배규제와 인권, 흡연실태조사 및 감시체계, 담배업계의 시대적 변화 등 각 주제에 따라 최근 연구결과와 각국 정부 정책사례 등을 섭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차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총회의 주요의제인 ‘담배제품 불법거래 금지(FCTC 제15조)’분과 심포지엄에서는, 의정서 채택을 위한 과정을 검토하는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논의하였다.

 

주된 이슈는 당사국들이 불법담배 거래를 범죄로 인정하기는 하나, 그 처리를 위한 국제법 등 관련 근거에 대한 함의가 도출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 밖에도 대회 기간 동안, 담배규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한 개인 및 단체, 정부기관 등에게 공로를 치하하기 위하여 루터 테리 어워드(Luther L. Terry Awards)와 블룸버그 어워드(Bloomberg Awards)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루터 테리 어워드는 호주 보건부를 비롯한 9명의 개인 및 단체가 수상하였으며, 블룸버그 어워드는 6개 단체가 수상하였다. 장장 5일에 걸쳐 진행된 이번 세계금연대회는 금연분야의 국제적이슈와 동향을 파악하고, 세계 각국에서 실행하고 있는 금연정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제5차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총회 개최국으로서 국내 금연정책의 발전방향과 보다 전략적인 협약이행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3년 후,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릴 제16차 세계금연대회에서는 국내 금연정책의 획기적인 성과를 세계 여러 국가 참석자들과 공유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담배회사의 교묘한 마케팅전략과 금연정책 저해활동에 대한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함을 인식하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겠다.

 

글 :  김 혜 정 주임연구원 (한국건강증진재단)
사진 : 김 은 지 사무총장 (한국금연운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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