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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메시지로 학교 지키는 박정환 교사>

작성자 길잡이 2012-01-09 조회수 5141
통영 충무중학교 박정환 교사
통영 충무중학교 박정환 교사
 
 

(통영=연합뉴스) 익명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교내외 폭행과 흡연 등을 교사에게 제보해 바로잡는 시스템인 '1004 지킴이'를 활용하고 있는 경남 통영시 충무중학교 인성부장인 박정환(47) 교사. 2012.1.7 <<지방기사 참고>>
pitbull@yna.co.kr

 

교내외 비행 제보해 바로잡는 '1004 지킴이' 도입
"어른 위주 방식으론 한계..학생들 스스로 학교 분위기 바꾸고 있다"

(통영=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아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겁니다. 숨이 트이게 된 셈이죠."


7일 경남 통영시 충무중학교 인성부장인 박정환(47) 교사는 익명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교내외 폭행과 흡연 등을 교사에게 제보해 바로잡는 시스템인 '1004 지킴이'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박 교사는 2005년 충북 충주시 대원고등학교가 이 시스템을 통해 학교 폭력, 담배꽁초, 쓰레기가 없는 학교로 거듭났던 사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충무중학교의 1004 지킴이는 2010년 3월 당시 2학년 350명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됐고, 지난해부터는 전교생 800여명으로 확대됐다. 올해 3년째를 맞았다.

1004 지킴이는 서로에게 천사가 돼 바른길을 가도록 지켜준다는 의미로, 학생들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발신번호에 '1004'를 찍은 뒤에 교내외 비행을 박 교사에게 제보하는 시스템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3월에 박 교사의 휴대전화 외에 학교법인 명의의 휴대전화 1대를 추가로 개설했고 1년 동안 모두 1천500여건의 제보가 이어졌다.

충무중학교는 이 시스템을 통해 힘의 논리에 지배받거나 괴롭힘을 당하면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자 메시지 제보는 박 교사가 그대로 정리해 매일 아침 교장이 주재하는 교무회의에서 보고, 해당 학급의 학생지도에 참고하고 있다.

박 교사는 "도입 전에 고자질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동안 학생들의 표정이 상당히 밝아졌음을 느낀다"며 "청소년 상담센터나 경찰의 역할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해 학생을 직접 불러 이야기를 나눠보면 자신이 1004 지킴이에 거론됐다는 사실 자체를 상당히 수치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학생들은 가장 친근한 기기에 자신의 이름이 찍혔다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 한다"며 "지금은 제보 내용의 수위가 상당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제는 통영지역 내에서 고교생이 중학생을,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괴롭힌다는 등의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1004 지킴이의 안착 비결을 학교와 학생 문화의 변화에 발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사는 "잘못에 대해 처벌로 일관하는 어른들 위주의 지도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자신들의 제보가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면서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의 분위기를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55% 이상이 '1004 지킴이가 꼭 있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1004 지킴이는 1학년으로 입학한 신입생들의 학부모들에게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 교사는 "남자학교이기 때문에 신입생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선배들에게서 나쁜 일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많이 한다"며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로 보내는 분위기 조성에도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나타난 폭력이나 불합리함에 길들여진 교실의 벽을 깨는 역할을 1004 지킴이가 해내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새로운 시도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 있음>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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