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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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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 없는 그린캠퍼스 노하우 들어보니…

작성자 길잡이 2011-11-24 조회수 6317

어느 대학을 가든 건물 입구나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학생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스스로 금연하려는 경우가 적고, 학교 입장에서도 실외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배연기 없는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0년 보건복지부장관상을 탄 대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인제대학교이다. 담배없는 세상 취재진은 인제대학교 학생복지처 원종하 부처장을 만나 인제대학교의 금연캠페인 노하우를 들어보기로 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이하 KASH) :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인제대학교가 1998년 전국 최초로 대학 내 금연캠페인을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원종하 : 백병원이 저희 대학 재단이고, 설립자이신 백낙환 선생님도 의사선생님이세요. 그래서 건강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시고, 신경도 많이 쓰십니다. 이사장님께서 몸소 금연, 절주를 실천하고 계시고요. 또, 저희 대학은 인성을 중요시합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그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게 저희 대학의 교육 가치관입니다. 건강한 육체에 담배는 어울리지 않죠. 이사장님께서는 20대에 담배를 끊지 못하면 30, 40대에도 끊기가 어렵다 하시면서 금연캠퍼스를 만들고자 하셨습니다. 금연캠페인을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지만, 공식적으로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2000년 11월입니다.

 

KASH : 공식적인 조직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요? 그리고 그조직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원종하 : 저희 대학에는 금연절주캠퍼스 추진위원회가 있습니다. 2000년에 처음 조직이 구성될 때에는 금연캠퍼스 추진위원회였는데, 2009년부터 절주를 포함시켰습니다. 추진위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캠퍼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후미진 곳에 흡연구역을 마련했죠. 담배가 끊으라고 한다고 바로 끊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흡연하는 학생들을 귀찮게 만들었습니다. 건물에서 떨어진 장소에 흡연구역을 만들어주고, 거기서만 담배를 피우도록 한것이죠.

 

또, 저희 학교는 신입생 환영회 때 모든 학생들이 금연 선서를 합니다. 대학 입학 전부터 담배를 많이 피우던 학생들에게도 단계적으로 접근하여 졸업 전에 금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요. 교수들도 금연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입니다. 저희 학교는 평생지도교수제를 운영하는데요, 모든 교수들은 지도학생에게 학교의 금연캠페인을 홍보하고, 금연을 권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KASH : 금연장학금과 금연동아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원종하 : 네, 금연장학금제도가 있습니다. 매년 봄학기와 가을학기에 금연에 도전할 학생들을 모집한 다음 6개월 금연에 성공하면 30만원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금연동아리가 있는 것은 아니고 봉사대가 있습니다. 금연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기에는 동아리의 형태보다 학교가 관리하는 봉사대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봉사대는 매주 화요일마다 금연, 절주 캠페인을 벌이고, 축제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에도 흡연이나 지나친 음주를 막기 위해 계몽활동을 합니다.

 

KASH : 학교에서 정책적으로 금연캠페인을 벌이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나 직원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원종하 : 물론 흡연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학교의 정책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담배를 피우시는 교수들의 경우 담배는 개인의 기호식품인데 왜 학교에서 사생활을 침해하냐며 반발하기도 했죠. 금연절주캠퍼스 추진위원회에서는 반발하는 교직원들에게‘학생들에게는 금연하라고 가르치고, 정작 교수나 직원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고, 천천히 설득해나갔습니다. 그러자 교직원들 중에도 금연하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이제는 새로 임용된 교직원들에게도 입사 1년 이내에 담배를 끊겠다는 서약을 받고 있습니다.


KASH : 캠퍼스에서의 흡연행위에 대한 규제가 학칙에 규정되어 있나요? 규정을 어길 수 처벌 대상이 되는지요.


원종하 : 학칙상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그저 흡연하는 학생을 발견하면 금연을 권고하죠.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어 놓고,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스스로 느끼고 깨우쳐 가는 것이 중요하죠. 일부러 불편한 장소에 흡연장소를 만든 것이나 지속적으로 금연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다 같은 맥락입니다.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면 안 되겠구나.”라고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지요. 충분히 교육하고, 권면한 후에 학칙으로 만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저희 학교의 입장입니다.

 

 

 

KASH : 이런 여러 가지 활동 후에 어떤 성과가 있으셨는지요?

 

원종하 : 저희 학교가 금연캠퍼스라고 해서 전교생 흡연율이 제로인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되기 위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저희 학교도 금연캠퍼스가 되기 전에는 교내 흡연이 매우 심각했습니다. 강의가 연달아 있기라도 하면 창가에 줄줄이 서서 담배를 피워대는 학생들때문에 복도가 담배 소굴로 변하곤 했지요. 그런데 금연캠퍼스 지정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꾸준히 캠페인을 한 결과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다 저와 마주치면 대개 미안해해요. 중독성 때문에 당장 끊지 못해서 그렇지, 학생들 사이에도 “끊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KASH : 말씀을 들어보니 금연 외에도 교내에서 다양한 건강 증진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학교가 주도적으로 이런 활동을 하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종하 : 학생들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20대의 문화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탕 술을 마시고, 줄담배를 피워 몸을 망가뜨리는 것은 잘못된 문화, 왜곡된 문화입니다. 저희는 학생들이 대학시절에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금연, 절주 캠페인을 벌이고, 대학보건센터의 각종 건강서비스도 무료로 이용하도록 한 것이죠. 이것은 학교의 교육 이념인 자연보호, 인간존중,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특히 학교의 금연정책은 흡연학생과 비흡연학생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담배를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가르치고, 지도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담배는 일찍 끊을수록 좋은 것이잖아요. 그래서 학교가 학생들이 금연 할 수 있도록 함께 동행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학생들은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어요. 흡연자들의 건강을 지킴과 동시에 비흡연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저희학교 금연정책의 취지입니다.

 

KASH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원종하 : 앞으로는 학생 금연 홍보대사를 모집해서 학생들 스스로 서로의 금연을 돕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흡연구역을 점점 줄여 나갈 계획입니다. 이렇게 해서 전교생 흡연율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저희의 최종목표죠.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장기적인 추진한다면 성공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보건복지부 따스아리 기자단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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