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뉴스
흡연 및 금연에 관한 국내외의 새로운 소식들을 알려드립니다.
시민들 휴식처 산, 흡연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작성자 길잡이
2011-09-01
조회수
6696
|
|||
---|---|---|---|
평일, 주말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 과연 시민들의 휴식처인 산은 담배연기로부터 자유로울까. 서울의 대표적인 휴식처인 관악산, 남산, 북한산, 도봉산 등을 방문하여 산에서의 흡연실태를 살펴보았다. # 관악산 관악구는 지난 7월 2일 간접흡연제로 선포식을 열어 ‘금연 구역지정 및 간접흡연피해방지조례’의 시행을 알리고, 담배연기없는 건강한 도시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관악산 입구 만남의 광장을 비롯하여 주차장과 휴게소, 관악산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를 어길 시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관악산 입구 버스정류장에 내리자 만남의 광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음을 알리는 현수막과 표지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관악산 내에서도 흡연금지 안내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쉼터에는 담배꽁초가 널려있고, 광장 뒤편과 등산로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취재진은 관악산의 흡연 실태 및 관리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관악산 관리사무소를 방문하였다. 관리사무소 강복선 주임은 간접흡연제로 선포식 이외에 별다른 홍보나 캠페인 활동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금연 구역 관리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없다고 했다. 수많은 기사에서 관악구의 조례제정을 보도하고 앞으로의 행보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이슈로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았다. 보도만 떠들썩할 뿐 실질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 # 남산 취재진은 관악산에 이어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 남산을 찾았다. 평일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소풍 온 유치원생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대학생, 여행루트를 짜는 외국인들로 남산은 생기가 넘쳤다. 나뭇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들 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흡연실태를 취재하러 온 만큼 눈을 크게 뜨고 금연구역 표시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남산 어디에서도 취재진이 기대했던 커다란 금연구역 표시를 찾을 수 없었다. 표지판도, 현수막도, 어떠한 경고문도 눈에 띄지 않았다. 남산을 오르는 동안 발견한 금연구역 표시는 쓰레기통 상단에 쓰인 “금연”이라는 작은 글씨가 전부였고, 남산 N타워가 있는 산정상에서도 휴대전화보다 작은 금연구역 표시 외에 별도의 안내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가 간접흡연피해방지조례를 제정하고 실외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연에 대한 아무런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의아했다. 궁금증을 안고 남산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취재진은 음료수를 사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남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씨는 “남산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으레 사람들이 금연해야하는 줄로 안다”며 공원 내 흡연자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산을 취재하는 동안 공원 내 흡연자를 단 한 명도보지 못했다. 남산공원을 관리하는 중부푸른도시사업소의 이동헌 주무관도 “특별히 캠페인이나 홍보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금연이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라면서 “9월에 남산공원이 금연공원으로 지정되고, 12월부터 흡연 적발 및 과태료 부과가 시작될 예정인데 지금처럼 금연이 잘지켜진다면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이 지난 7월 18일부터 일주일간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공원 내 음주및 흡연 문화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조사자의 85.9%인 1290명이 도시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흡연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한다’고 답했다. 사람들에게 남산은 ‘산’보다는 ‘관광지’로 인식되어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아서 다른 산에 비해 금연문화가 잘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금연문화를 대표하는 장소가 되길 기대하며 취재를 마쳤다. # 북한산 연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북한산국립공원은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우이령을 경계로 북한산 지구와 도봉산지구로 나뉘는데, 주말이면 두 곳 모두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취재진은 국립공원 내 흡연행위 단속 및 관리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산국립공원관리 사무소를 방문하였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북한자원보전과 정춘호 과장은 국립공원 지킴이들과 사무소 직원들이 단속을 돌며 흡연 등의 불법행위를 적발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2009년 213건에 달하던 흡연적발건수가 2010년에는 72건, 올해(6월 기준)는 45건으로 줄었다”면서 “국립공원 내에서 당연히 취사가 금지인 것처럼 흡연도 금지라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국립공원 내 흡연은 별로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듯한 말투였다. 그런데 취재진이 직접 산을 오르면서 만난 등산객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수십년째 북한산을 오른다는 한 등산객은 “여전히 휴게소나 숲 속 후미진 곳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도 산림 내 휴게소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등산객을 여러 명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국립공원 밖은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공원 입구나 주차장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국립공원 관리소 직원들도 공원에 들어가기 전에 주차장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다른 등산객들이 담배연기로 괴로워하는 줄도 모르고 흡연자들은 공원 입구와 주차장을 하얀 연기로 메우고 있었다. # 도봉산 이런 현상은 도봉산에서도 발견되었다. 도봉산 버스정류장에서 산 입구까지 길게 늘어선 주점과 입구 부근 광장에서 흡연 중인 등산객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국립공원 밖에서 뿐만 아니라 공원 안 노점에서도 막걸리 등의 술을 판매하고 있었고, 술을 마시고 있는 등산객들은 어김없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취재진은 이 문제에 대해 국립공원관리 사무소에 문의해 보았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산림내 휴게소나 노점상 등에서 흡연하는 행위는 상권과 관계가 있어 함부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국립공원 입구나 주차장에서 흡연하는 등산객들로 인해 간접흡연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단속할 수 있는 구역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소극적인 관리사무소의 대응에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의 주요 산 4곳을 방문하여 흡연실태를 조사한 결과 금연장소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할 점은 남아있다. 관악산의 경우 홍보 현수막과 안내판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 나가 시민들을 계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산에는 소형 안내문 대신에 장소에 걸맞는 금연 표지판이 마련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북한산국립공원에는 흡연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산림 내 휴게소, 국립공원 입구, 주차장, 광장 등에 대한 홍보 및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관리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산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져야 한다. 산도 ‘공공장소’이다. 극장, 병원, 학교에서 금연인 것처럼 산에서도 금연이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처 : 보건복지부 따스아리 기자단 2011년 08월 3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