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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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고독.비만도 감기처럼 전염된다
작성자 길잡이
2010-11-17
조회수
6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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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박사가 발견해낸 '6단계 좁은 세상'이라는 이론이 있다. 6단계만 거치면 웬만한 세상 사람들과 다 연결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밀그램 박사는 편지 전달 실험을 통해 6단계만 거치면 미국 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고 증명해보였다. 의사이자 사회학자인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하버드대 교수와 제임스 파울러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정치학과 조교수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간다. 두 학자가 새롭게 제시한 이론은 '3단계 영향 법칙'. 3단계 영향 법칙이란 3단계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 즉 친구(1단계), 친구의 친구(2단계),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우리도 이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두 학자는 이러한 사회적 네트워크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971년부터 2003년까지 30여 년간 총 1만2천67명을 추적 연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사람들은 광대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었으며 행복 등 감정과 건강, 정치 성향 등까지 마치 감기 바이러스처럼 사람들 사이에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1단계)가 행복할 경우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약 15% 더 높아졌다. 또 '친구의 친구'(2단계)가 행복하면 당사자가 행복할 가능성은 10% 상승했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가 행복하면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은 6% 높아졌다. 한 사람이 행복하면 3단계 떨어진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하지만 4단계 거리에 있는 사람에게서는 이 같은 확산 효과가 거의 없었다. 비만이나 금연도 마찬가지였다. 평균적으로 비만인 사람의 3단계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비만인 경우가 많았다. 금연 역시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금연할 경우 당사자가 금연할 확률이 높아졌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두 학자는 함께 집필한 '행복은 전염된다'(김영사 펴냄)에서 사회적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겨나며, 이 네트워크가 각 개인의 생활과 건강, 정서, 정치, 종교, 문화, 심지어 성적 취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증명한다. 크리스태키스 교수는 사회적 네트워크 중 가장 단순한 형태인 양자 관계부터 연구했다. 그가 처음 연구한 양자관계는 부부였다. 의사인 그는 사랑하는 아내나 남편이 죽으면 배우자가 큰 타격을 받고, 한 사람이 병에 걸리면 다른 사람 역시 병에 걸리는 현상에 주목했다. 정치학자인 파울러 교수는 정치적 신념 등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과 범위를 사회적 네트워크로 확대한 두 학자는 사람들이 광대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으며 사회적 네트워크의 생성과 작용을 지배하는 기본 법칙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특히 우리가 사회적 네트워크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우리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가 친구들에게 영향을 주면, 친구들은 다시 다른 친구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국 우리의 행동이 우리가 전혀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친절을 베풀면 그것이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으며, 선행을 할 때마다 그 영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우리 사회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충호 옮김. 488쪽) yunzhe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