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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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피우는 여중생들과 이야기 나눠 보니...
작성자 길잡이
2010-10-21
조회수
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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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질병관리본부의 '2008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조사를 실시한 2005년에 3.9%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늘어 2008년에는 6.5%를 기록했다. 다양한 금연교육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흡연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직접 흡연 청소년들과 만나 솔직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오랜만에 찾아간 중학교 교정의 학생들은 순수하고 즐겁게 웃고 있었다. 인터뷰를 기다리는 네 명의 학생들이 있는 교실을 찾아 들어갔다. 그 곳에는 여느 여중생과 다름없는 활기찬 학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S여자중학교의 2학년이라는 학생들의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좌담회를 시작했다. 담배라는 어두운 그늘 속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순수한 중학생소녀들이었다. # 중학교 1학년 담배를 알다 네 명의 학생들에게 언제 담배를 시작했는지 물어보았다. 모두 중학교 1학년 때 담배를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14살 때 담배를 피기 시작한 것이다. 담배를 피게 된 이유는 대부분 호기심 때문이었다고 했다. 학생들 모두 주변에 흡연자들이 많았다. 아빠 혹은 사촌오빠나 친한 친구들로 인해 담배를 접할 경험이 많았을 것이다. 흡연 현장을 많이 목격 하다보니 자연스레 담배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다고 한다. 특히, 특정한 향의 담배가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또한 한 학생은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처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후 지금껏 피우게 되었다고 한다. 간접흡연의 경험이 많았던 학생들은 처음에 담배를 피웠을 때에도 목이 따갑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시작이 쉬웠다고 대답했다. # 어두운 곳을 서성이는 아이들 담배를 피게 된 이후 학생들의 놀이터는 주로 어두운 곳이었다. 담배를 어디서 구매하고 어디서 피우는 지 물어보았다. 미성년자에게는 담배 판매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구매가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들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들이 주로 담배를 사는 곳은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작은 노점상이었다. 조금만 화장을 하고 가면 담배를 살 수 있다고 했다. 간혹 주민등록증을 빌려서 사기도 했다. 놀랍게도, 길거리에서 행인을 잡고 부탁해서 구매를 하기도 했다. 지나가는 어른들을 잡고 부탁했을 때 한 번도 거절당하지 않고 어른들이 대신 구매를 해주었다고 했다. 담배를 피우는 장소는 주로 어둑한 골목이나 주차장이다. 그러나 요즘은 길거리에서 보란 듯이 피우기도 한다고 했다. 어른들이 말리거나 신고당한 경험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아저씨들은 본인도 어릴 적에는 그랬다며 웃으신다고 했다. 오히려 다가와서 라이터를 빌려가는 어른들도 있다고 한다. # 용돈의 반을 담배 구매에 사용 학생들에게 용돈을 얼마나 받는지 질문했다. 학생들이 1주일에 피우는 담배의 양은 2갑 정도였다. 현재 담배 가격이 2~3000원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4만 원가량을 용돈으로 받는 학생들은 용돈의 절반을 담배를 구매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세련된 디자인의 담뱃갑이나 특정한 맛의 담배를 볼 때도 담배를 구매하고 싶다고 했다. 간혹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담배를 판매할 땐 수집하기도 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담배를 구입하는 데에 많은 돈을 쓰게 되고 나중에는 돈이 모자라기도 하지만 피우지 않으면 짜증이 나고 답답하기 때문에 계속 사게 된다고 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돈이 없을 때에는 길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위서 피우기도 한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만약 담배의 가격이 6000원으로 인상된다면 계속 흡연할 것인지 물으니 아무래도 덜 피우게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 15살, 우리 중독인가요? 학생들에게 금연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너나 할 것 없이 시끄럽게 당연히 해봤다며 소리를 질렀다.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 가까이 금연을 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학생 중 1명은 금연중이라고 대답했다. 한 달 가까이 금연을 해본 학생에게 어쩌다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었는지 물으니 주변 사람들이 계속 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게 되었다고 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고 해도 계속 권하기 때문에 피우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좌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학교는 니코 프리스쿨로 선정되어 있어 금연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타르가 얼마만큼 쌓이는 지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했고 담배를 물에 넣어 물이 탁해지는 현상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상세히 배웠지만 설마 자신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배를 피우게 된 이후 몸에 이상은 없었는지 물어보았다. 달리거나 노래를 부를 때 폐활량이 떨어진 것을 느낀다고 했다. 일부 학생은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기까지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작은 신호이지만 학생들은 눈에 띄는 변화가 크게 없기 때문에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서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다. 또한 자신들은 끊고자 하면 끊을 수 있으며 중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금연, 해답은 없을까?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절대로 담배를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농담인양 담배를 나눠주는 것이 아깝다고 하였지만 실제 담배의 해로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어떤 금연 교육이 효과적일지 질문하였다. 학생들은 병원에서 무료 검진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수치와 기록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야 금연의 필요성을 깨우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금연 방법은 좋아하는 사람의 진실된 권유라는 순수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순수한 청소년들이 주변인들의 흡연 실태로 인해 담배라는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좌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학생들은 파티쉐, 가수, 미용사, 현모양처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꿈 많은 15살의 청소년들에게 담배는 커다란 방해물이자 떼어낼 수 없는 꼬리표였다. 참여: 이승인 외 3명/ 참석: 윤애라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간사 정리: 김남영 대학생기자 (숙명여대 중어중문학과) [출처 : 보건복지부 따스아리 기자단 2010.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