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앉아

진한 향기  차 한 잔을 마시며

포근한 의자에 기대고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본다

오늘처럼 흐린 날엔 눈이 왔으면 좋겠다

함박눈 소복이 쌓이고 골목에 퍼지는

해맑은 웃음소리, 아이들 반기는 소리

날 저무는 줄 모르고

눈사람 만드는 아이가 되어 뒹굴고 싶다

꽁꽁 언 온몸은 아랑곳하지 않고

발그레한 얼굴로 내일 여명이 밝으면

신길에 발자국 남기고 싶다

어느새 거리엔 정막이 내리고

선율을 타고 흐르는  노래에

시책의 책장을 덮으며

블랙 커피 한 모금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