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가 지독한 우울증 환자 처럼

울면서 가을이  오는 길을 향해 떠돈다.

어제밤 길에서 가을 눈물과 마주쳐 우산도 없이

상상의 지렛대 위에 정다운 얼굴을 올리고

지옥문 끝에 앉아 슬픈 미소로 울고 있는 듯한 가을비

손 내밀어 같이 놀아주고 싶지만  눈물 흘리는

가을은 지독한 우울증 환자 처럼

자연에 아름답게 접히는 부분

가을에게 보여주고 알려주어도

가을은 운다

울고 또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