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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이 되었네요.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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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이 되었네요.
작성자 shieldugo 작성일 2020-05-30
조회수 6462 추천수 6

처음 72시간 버티기 하면서 생각날 때마다 쓰고 일주일 버티고 보름 버티고 하던게 얼마 전인것 같은데 벌써 반년이 되었다니 잘 실감나진 않네요. 담배 피우는 것 자체가 비밀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스스로라도 자축해 보려고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이제는 흡연에 대한 생각과 욕구 자체가 정말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흡연을 무언가가 대체한다기 보다는 흡연 없이도 그냥 지나가는 방법을 좀 찾은것 같아요. 제 경우는 일이 좀 안풀리면 흡연 하면서 바람쐬고 잠을 쫓는게 루틴이었는데 냉정하게 돌아보면 잠이 깬다는 것 외에는 사실 문제가 해결되는건 없었거든요. 잠이 깨는것도 정신이 말짱해 진다기 보다 억지로 심장을 펌프질해서 눈만 깨어있게 되는 상태가 되는것 같구요. 니코틴의 육체적인 금단증상은 아마 한달 안에 사라진 듯 한데, 정신적으로는 세달 넘어가면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최근에 시작하셔서 힘든 시기 보내고 계실 분들에게 좀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도 가끔 문득 떠오릅니다. 피우고 싶다기 보다 갑자기 머릿속에 팍 떠올라요. 저는 끊었다 피웠다 반복했던 기간이 약 1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적응된 것들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이럴때마다 그냥 '담배를 피우고 싶었는데 참았다' 라고만 하고 넘어가기에는 찜찜해서, 최대한 예전에 담배피웠던 과정 하나하나를 생각하려고 합니다. 담배를 사서, 비닐을 뜯고 한가치 꺼내서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 숨을 들이키고. 이후 머리가 띵해지면서 혀는 쓰고 가래가 끓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지고요. 마지막으로 후회가 몰려오고 답답해지면서 이걸 언제 끊나 대책없이 멍하니 있는 모습을요. 아마 저는 최소 3년 이상 매일 이렇게 살았던것 같네요. 저는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야 이제 무작정 참는다기 보다는 올바른 선택을 내가 하려고 한다고 다짐할 수 있게 됩니다.


가끔 내가 금연한지 얼마나 되었더라 생각해보면 엄청 오래된 것 같고 자랑스럽고 그렇지만 겨우 몇달 된 정도더라구요. 온갖 곳에 넘쳐나는 금연의 이로운 점 중 맨 마지막의 무서운 질환들의 발병확률이 대폭 감소하기까지는 십년이 넘게 걸리던데 이걸 생각하면 맘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왜 더 일찍 끊지 않았을까.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충실하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멀리 내다보고 급해지는건 그냥 욕심인 거겠죠. 


오늘 어쩌다 금연의 반년 성공률은 20~30 퍼센트이지만 1년 성공률이 채 5퍼센트도 안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20~30%도 꽤 낮은 숫자인데 그 이후 다섯명에 한명 정도만 1년을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를 보니 또 맘이 급해지려고 합니다만 그냥 묵묵히 버티는데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과 같이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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