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깬 술 때문인가 ,

아침 햇살이 눈부셔

고개 숙여 걷는데

어머나 , 이게 뭐람 ,

길바닥에 좁쌀처럼 뒹구는 푸른 조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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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 봄이 절정을 지나는구나 .

늦게 티가 나서 “ 느티 ” 라 불리는

느티나무의 낙화가 바닥에 그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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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의 키만큼 높아서 ,

푸른 잎에 가려서 ,

무척 작아서 ,

눈에 띄지 않는 푸른빛의 자잘한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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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는 구름처럼 이는 꽃의 화려함과 검붉은 버찌로 단장하지만

느티나무는 극한의 절제와 생략으로 자신만의 꽃과 열매를 맺지요 .

그리하여 벚나무가 옹이와 갈라짐과 부식으로 늙어갈 때

느티나무는 하늘로 치솟아 마을의 신령한 나무가 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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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을 이루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 먹는 것 , 붙이는 것 , 피는 것 , 씹는 것 .

우리가 이런 쉬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사투를 벌이는 까닭은

의지를 자랑하기 위해서도 어리석어서도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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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닭은

치열한 의지를 배제한 보조제의 이용은

쉽게 이룬 만큼의 비례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며 ,

성공하여도 오직 금연에 따른 몸의 건강효과 외에는 얻을 게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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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조제 없이 치열 혹은 처절한 의지로 힘들게 이루면

그 힘든 만큼의 크기에 정비례하여 실패할 확률이 적어지며 ,

금연 과정 자체가 삶의 수행 과정이 되어 삶이 커나가다가

성공하면 몸에 더하여 정신의 건강까지 얻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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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삶을 위해 일부러 고행하는 분들도 있는데

금연을 통하여 몸도 정신도 높이 오르도록

보조제 없는 금연을 저는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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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통으로 이룬 금연은 몸을 위한 ‘ 작은 성공 ’ 이며

큰 고통으로 이룬 금연은 정신까지 아우른 ‘ 큰 성공 ’ 이니

죽을 만큼 힘든 , 이런 시련은 (역설적으로) 축복받아야할 과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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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담배와 친화력이 너무 강하여

의지만으로 불가능한 분도 계실 터인데

이런 분들은 보조제를 적극 추천하지만 ,,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보물은 없답니다 .

쉽게 얻어진 것의 내용물은 거의가 나태 , 후퇴 , 파멸 , 좌절 , 불행 등속일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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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지님들 , 많이 힘드시겠지만

될수록 ‘ 힘들게 ’ 금연을 이루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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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꽃 대신 초라한 꽃을 피워

절약한 에너지를 집약하여 키와 몸통을 불리는

저 느티나무처럼, 눈에 띄지 않는 꽃 , 금연의 꽃을 피우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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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마침내 신령한 ‘ 느티 인간 ’ 으로 우뚝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