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녕하세요"라는 TV프로그램에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담배 피우는 어느 가장의 모습이 사연으로 나오길래

돌리던 채널을 멈추고 보고 있는데,

이전 제 모습의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가족 나들이할 때면

담배 연기 마실까봐 배려한답시고 홀로 뒤쳐저 담배를 꺼내 물곤했죠.

작은 아이가 아빠와 손잡고 싶어 뒤돌아보며 달려오면

피우던 담배를 버리고 손 잡아주지는 못할망정

담배 냄새 나니까, 아빠한테 오지말라고 했던...

학교에서 금연포스터 그리기 경연에서 1등했다며
아빠 퇴근하면 자랑할려고 기다렸다가
작은 손으로 내밀던 상장을 보고도 안아주지 못하고
‘잘했어 우리 딸…’ 그냥 건성으로 대답해주고 외면했던…

휴일 TV보다가 일어서면 담배 피우러 갈거란 걸 눈치채고
재빨리 현관문으로 달려가 나가지 못하게 두팔 벌려 문을 가로막고
“아빠! 담배 피러 가지 마”라며 말리던 아이를 외면했던…

그때마다 아이가 지었던 표정들은 몇 년이 흐른 지금도 지워지지 않고
머릿 속에 또렷하게 남아 가슴 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담배가 그렇게도 좋았을까….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지울 수 없는 기억들…
그러나 지우면 안되는 기억들이죠.

금연을 지속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아이 앞에서 만큼은 더 이상 매정하고, 못났던 예전의 아빠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