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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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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작성자 피면븅신 작성일 2015-01-13
조회수 6056 추천수 5
이번에는 정말 너와는 확실하게 이별이다. 너와의 첫 만남은 고등학교 2학년 가을쯤이었군, 이웃집 친구녀석의 부추김에 구역질과 함께 너와 첫 키스를 시작했지. 그 짧았고 불쾌했던 만남이 설마 이렇게까지 이어질 줄이야...재수 대학 군대 회사..지금까지 징그럽게 희노애락을 함께 했구나. 사실 너와의 관계가 순탄치는 않았지. 처음 너와의 이별을 생각했던 건, 이주일씨가 코에 호스를 꽃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광고를 보고 나서였지. 콩나물 팍팍 무쳤냐는 웃음대신 담배끊으라는 거친 목소리의 이주일을 보고,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즉시 너에게 이별을 통보했지. 지금 검색해보니 2002년 즈음이네. 그때면 내가 직장생활 10년차쯤으로 열심히 뛸때였군. 집에는 귀여운(그때까진...) 아들녀석 둘과 마눌이 있었지만, 집보다는 회사가 내 생활의 거의 대부분이었지. 술도 많이 먹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놀기도 많이 놀고...한손에는 술잔을 한손에는 너를 밤낮으로 끼고 살았던 시간이었군. 아마도 그때까지가 너와 가장 각별했던 시간이었던것 같다. 그런 허니문에서 갑작스런 이별 통보로 너는 당황했겠지, 이별을 맘먹은 나 자신도 의외였지만 뜻밖에도 1년8개월간 단 한번도 너를 찾지 않았지. 되돌아보면 그렇게 큰 상실감도 없었던 것 같어..화끈하게 만났던 만큼 헤어지는 것도 쌈박하게 한 것일까? 다신 널 찾지 않을 자신감도 있었고, 너까짓 것 무시도 했었지. 하지만 순진한 착각이었지. 넌 처음 만남만큼 두번째 만남도 치명적이더군. 아니 오히려 사람을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마성이 훨씬 더해졌더군. 술자리에서 우연한 한번의 만남, 그리고 이후 우리의 원래 관계까지 회복하는데는 불과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지. 아니 일주일이 지나니 과거보다 더 진도를 빼버리게 될 정도로 빠져들었지. 아마도 애증의 느낌보다는 포기하고 말았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여튼 넌 악마적 매력의 소유자였지. 물론 그 이후에도 너의 굴레에서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많은 노력을 했었어. 너때문에 받는 상처가 너무 컸거든. 와이프, 아이들, 주변 지인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집에 갈때마다 금연 말씀하시는 어머니. 모두 너와의 관계를 청산하라고 말했지. 특히 엄마는 너의 해로움보다는 내가, 당신의 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눈치받는 것 때문에 금연을 말씀하셨지. 나에게는 어머니의 그런 애틋한 심정이 건강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백배 천배 동기부여가 되었어. 많은 노력, 또 시행착오가 있었지. 금연패치로 몇달. 금연껌으로 또 몇달. 먹는 약으로 또 몇달.... 이렇게 저렇게 너를 멀리하는 시간이 조금씩 잦아졌고, 이제는 진짜 완전한, 영원한 이별을 할때가 된거지. 이런 식의 만남은 정말 싫다. 원래 잘못된 만남이었지 않나, 너의 애원과 유혹과 마성때문에 여기까지 질질 끌려오고 말았다. 이제는 너에 대한 기억조차 지워버리고 싶다. 30년 넘게 함께 하면서, 너때문에 받아야 했던 스트레스, 이루 셀 수가 없다. 돈때문에, 건강때문에, 냄새때문에, 눈치때문에... 내가 왜 너때문에 인간대접을 못받고 살아야 하나. 이제 정말 이별이다. 끝이다. 다시 보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끝장이다. 평생 금연이다. 담배 다시 피면 난 병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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