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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그 방탕의 늪을 거쳐야 하는 까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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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min | 작성일 | 2014-12-18 | ||
조회수 | 6398 | 추천수 | 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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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의 실로 짠 두루마기를 걸친 실내가 눈부시게 밝고 따스하다. 올 봄에 심은 비파나무 씨앗이 한 뼘 높이의 줄기로 자라더니 악기 모양의 푸른 잎을 내고 있다. 커피 한 잔, 모락모락, 귀에 스미다 머리를 적시고 싸름싸름, 입에 녹다가 위장을 데운다. 머리는 느슨하고 내장은 따스하여 뼈까지 풀어진다. 이 나른함, 무어라 부를까. 행복, 평화, 안녕 등의 관념보다는 목화, 함박눈, 햇볕, 화로 등의 감각적 표현이 어울린다. 죽음보다 편안한 잠, 잠보다 즐거운 반수(半睡), 가벼운 마약의 환각 같은 것. -------------- 담배나무를 베어버린 빈터에 황량한 모래바람만 불던 것도 잠깐, 푸른 싹이 돋더니 풀숲으로 나풀거리며 비로 씻고 햇살로 단장하고 바람으로 노닌다. 집을 떠나야 집의 소중함을 알고 사랑과 헤어져야 사랑이 더욱 간절하고 담배에 찌들어서야 신선한 숨쉬기가 절실해지느니 이제 알게 되었다 ; "돌아온 탕자“의 축복을. 담배의 방탕에 빠지지 않고 담배를 처단하는 ‘필연적 수행’을 거치지 않고, 어찌 이 청정한 공기의 맛을 알 수 있겠으며 아질하게 아름다운 이 삶을 느낄 수 있었으랴. 담배, 내 인생의 연극에서 축복된 삶이라는 결론을 얻기 위해 사용된 꼭 필요한 소품이자 ‘메타포’이었던 것이다. ======================= 올 들어 제일 춥다는 날, 다들 힘드시지요. 삶도 일도 모두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단계를 거친다면, 우린 모두 청정한 숨을 들이키다가(起) 담배라는 방탕의 늪에 빠졌었고(承) 지금 그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으며(轉) 마침내 맑은 숨으로 돌아오겠지요(結). 내 인생의 작품을 스스로 구상하여 실행하는 우리는 지금 전(轉)의 단계에서 심각한 갈등을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굴곡과 갈등이 없는 작품이 어찌 읽을 재미가 있겠습니까. 내 삶이 깊어지고 아름다워지는 작품을 쓰기 위해 우린 갈피마다 더 아프고 더 강한 갈등을 삽입하는 것이지요. 이제 막바지입니다, 결(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힘들고 아픈 장치를 통해 우린 마침내 맛난 내 삶을 만나는 것이지요. 모두 힘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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