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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흐르니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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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흐르니
작성자 min 작성일 2014-01-23
조회수 7036 추천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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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의

첫 키스나 첫날밤보다도

첫 손가락 끝의 스침이 더 아찔했습니다.

일년, 천일, 사천일의 금연보다도 백일의 감동이 더욱 짜릿했습니다.

오늘 들어와 보니 사천일이 넘었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용맹정진 중인 이에게 수행의 일수는 의미가 있겠지만

이미 깨친 자에게는 날짜의 의미는 사라집니다.

희미해지다가 잊어지다가 툭~ 끊어지며 모르는데

모름의 경지는 하루나 천일이나 똑같기 때문입니다.

지나보니

백일까지는 살육의 전쟁이었으며

일년까지는 잊게 되는 과정이었으며

천일까지는 모르게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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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금연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습니까.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하루의 금연에 목숨을 거는

이 마당의 인간들이 한심하여 조롱거리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심각합니다, 목숨을 겁니다.

사랑과 중독은 주관이기 때문입니다.

객관인 네가 무얼 안단 말입니까.

금연의 목적은 오직 육신의 건강을 위함이었지만

지독한 고난의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의도하지 않던

심각한 ‘금연의 부작용’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그 금연의 부작용은 뇌와 가슴에 주로 작용하여

뇌를 날카롭게 벼리고 가슴을 따스하게 북돋는데

이 부작용은 모두에게 오지만 소홀하게 지나치기도 하고

누구는 이를 극대화하여 삶의 질을 한껏 높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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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봄이 옵니다.

봄나물 국이 풍기는 향과

쌀알이 씹힐 때마다 혀가 느끼는 맛은

태어나 처음 느끼는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감동일 겁니다.

맛난 음식을 찾아 천하를 주유하는 식도락가의 수고로움이 없이도

냉이, 달래, 밥알 하나에서도 우리는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지요.

제가 님들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 느낌을 그냥 보내지 말라는 겁니다.

그 느낌을, 그 신선하고 소중한 느낌을 꼭 잡고 오래 간직해야합니다.

한 번 체득한 이런 느낌은 다른 사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님의 모든 감각에 같은 기전으로 신선하고 곱게 다가옵니다.

이런 훈련이 오래 되면 풀잎, 개미, 구름, 바람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나와 관계없던 그네들이 나와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는 벗이 되지요.

이런 이치는 글쟁이나 화가의 수습(修習)시절과 같을 겁니다.

한 구절, 한 선(線)에 몰두하며 익히다보면 어느 날 문득

붓을 ‘던지기만 해도’ 글이 되고 그림이 그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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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이 엄청난 고통.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며

얻는 것이 육신의 건강 하나라면 억울합니다.

육신의 건강이 크기야 크지만

이리 심한 고통을 당하고 얻는 이익이 비흡연자와 다를 바가 없으며

오히려 그들보다 피웠던 만큼 손해인 것이니 억울한 마음은 또다시 솟아오릅니다.

그러나 님들, 억울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육신의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금연했지만

의식이 깨어있다면 그 과정은 철저한 수도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 수행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의 향과 맛을 느끼다가

보고 듣는 대상이 저절로 사물로 확대되는 아주 쉬운 길입니다.

삶은 날마다 내 존재를 확인하는 아주 즐거운 일로 변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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