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보기
체험 및 비법게시판에서 5회 이상 추천 받은 글을 모았습니다.
담배를 모르는 내가 공감을 줄 수는 없지만.... | |||||
---|---|---|---|---|---|
작성자 | min | 작성일 | 2012-09-26 | ||
조회수 | 6789 | 추천수 | 17 | ||
<!--StartFragment--> 가을인가? 바람이 서늘하다. 기압차로 부는 게 바람뿐이겠는가. 담배를 빼낸 폐에도 무언가 차야 한다. --- 나는 독극물을 빼낸 폐의 빈터에 삼년을 쉬지 않고 술을 부었고 그 뒤, 세 해를 뜀박질로 메웠고 다음, 두해를 수영으로 채웠고 지금은 헬스와 수영을 병행한다. --- 그림과 악기와 벗하고 풀꽃들과 대화를 하니, 잡다한 번뇌는 사라지고 머리는 맑고 가슴은 투명하다. --- 젊을 적, 돈의 노예가 되기를 기꺼이 바랐고 한 시절, 정신으로만 살고자 객기를 부리기도 했지만 삶은 언제나 고달파 마른입에 바닷물 마시듯 짜고 건조했다. --- 이런 내가 가장 사랑하고 믿었던 존재는 담배였으며 삶이 피폐해질수록 더욱 밀착하는 것이 그인데 담배를 버릴 까닭이 전혀 없었지만, 운동하다가 숨이 가빠오더니 죽음이 어른거려 운동을 포기하고 삶에 대해 며칠을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가족보다 소중한 내 사랑, 내 신(神)을 버리기로 했다. --- 마음만 먹는다고 실행이 된다면 세상사 얼마나 좋겠는가. 더구나 사랑이었고 나의 신을 배반하는 배교(背敎)임에랴. 정월초하룻날 모질게 끊었지만 (예상대로) 그날 실패했고, 다음날 도전하고 패배하고, 또 다음날 실행하고 좌절하기를 서른아홉 번 하다가 마흔 번째 날인 2월 11일 하루를 버텼다. --- 그뿐, 나의 금연은 그 하루로 이루어졌다. 나에게 그 하루는 기적이며 빛이었으니 그 소중한 하루를 헛되게 하지 않으려 다음의 하루를 더 보탰을 뿐이다. --- 나는 어찌 보면 금연한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이루어낸 그 하루를 믿었으며 그 믿음을 버리지 않고 지금도 걸을 뿐이다. --------------------- 금연은 평생을 참는 게 아닙니다. 단 하루만 참는 겁니다. 하루가 쌓이면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문득 담배가 무언지 모르게 됩니다. --- 사실 육체적인 금단증상은 빠르면 백일 늦으면 일년이면 사라집니다. 그러함에도 재흡연을 시도하는 까닭은 금단증상 때문이 아니라 추억과 의지처를 찾고 싶은 심리적인 요인 때문입니다. --- 담배에 친화력이 강한 골초의 특징은 금연 도중에 금단증상이 옅어지고 담배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면 즐거운 게 아니라 ‘오히려’ 불안해한다는 것입니다. --- 이는 질 나쁜 애인이었지만 영원한 상실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금단증상이 사라지고 자신이 붙을 즈음에 조심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악녀(惡女)라 하더라도 사랑이었으니, 무의식의 서랍에 갈무리 하곤 잊었노라 주장했던 이런 추억마저도 말끔히 버릴 때 --- 금연은 완성되는 것이라 저 홀로 생각합니다. =========== 모두 이루시길......
- 담배가 무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씀 - |
신고하기
저속한 표현, 타인 명예훼손, 상업성, 불건전 내용 작성 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 외 홈페이지 이용 문의, 서비스 개선 의견 등은 온라인 상담실 또는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 신고 완료시 신고 내용과 함께 접수자 정보가 관리자에게 전달되며, 처리 완료에 대한 회신은 없사오니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페이지만족도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