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유 진

금연하겠다고 큰소리쳐놓고 새해 첫날부터 다짐했습니다.

사흘도 못 버티고 무너지니 옆 지기는 그럼 그렇지!

당신이 금연하면 내손에 장을 지진다. 하며 조롱하는데

재시도 했지만 또 실패를 했습니다.

그 전에 골백번도 더 시도했었기에 그럴 만도 했습니다.

막내딸년은 수능을 앞둔 시기에 담배 한 개비에 수능점수 1점씩

까먹을 터이니 알아서 하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두 딸년도 반신반의하고 주의에 지인들에게는 금연이라는 말도 부치지 못했습니다.

나잇살이나 먹고 실없는 사람이 되기도 싫었습니다.

몇 번 시도 끝에 1월21일부터 독하게 맘먹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시작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삼일이 참 힘들었습니다.

금단증상은 말로는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이 뒤따르고

못된 성질은 극에 달해 누가 옆에서 비위에 거슬리는 말만해도

쥐어박고 싶고 특히 허물없는 옆 지기에는 막 대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옆 지기에게 고백했습니다.

백일만 못된 남편 살려달라고 말했습니다.

다행이도 잘 견뎌준 옆 지기에게 지금도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되는데

요즘은 다시 원위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하게 금연 길라잡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금연하면서 동변상련의 아픔을 쓰다듬어주는 곳이기에 애정이 각별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맨 먼저 열어보는 것도 이곳이었지요.

말도 안 되는 글도 올리고 답 글도 달고 1년 이상을 개근? 했습니다.

다른 회원님 들처럼 운동도하고 취미를 가져보았습니다.

흡연 욕구를 대신할만한 것을 찾게 되었지요.

금길에 대선배님이신 “민”선배님이 계십니다.

그분 말씀 중에 금연은 고독한 “수행(修行)”이라는 표현에 잠시 머뭇거리며

“금연=수행” 이라는 공식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저는 깨닫지는 못합니다만, 스스로 금연이라는 화두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세뇌이면서 긍정의 힘으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금연해서 모은 돈으로 디카를 사고 (사실 필카만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컴에 블로그을 만들어 일기처럼 글도 올렸습니다.

나만의 취미와 공간을 만들어 생활하다보니 담배생각은 없어지더군요.

“컴”자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컴퓨터를 알게 되고 뭐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있더군요.

금연하기에는 마음 다 잡기와 운동, 그리고 적절한 취미생활이 도움이 됩니다.

금연을 함으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금연을 이룸으로 자신감이 충만해 집니다.

오늘 하루 금연 성공하면 내일도 성공합니다.

금연은 내 자신을 사랑함과 동시에 가족 사랑과 이웃사랑에 디딤돌이 됩니다.

이제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흡연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삼년이란 세월동안 한두 번 실패 할 뻔 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피우라면 피울 수는 있을 것입니다.

못난 나의 뇌는 32년이란 세월동안 인지했던 것을 금방 되돌릴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는 입에 물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담배로 얻은? 낭만과 기쁨보다는 금연으로 얻은 나에 행복이 더하기에

행복을 잃어버릴 수 없습니다.

그동안 금연할 수 있게 도와주신 금길 선후배님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모두모두 금연 이루시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