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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담배를 잊었는가?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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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담배를 잊었는가?
작성자 min 작성일 2011-10-26
조회수 6841 추천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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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동의 생활화를 위해 한 달 전에 미니벨로(바퀴 작은 자전거)를 구입하고

이틀간을 시속 5 ~ 10킬로미터 정도로 인도로 다니며 시운전을 한 후

드디어 연휴인 10월 2일에 편도 10킬로의 첫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긴 내리막길을 만나자 이 작은 자전거가 얼마나 속도가 날까를

시험해보기로 하고 브레이크 풀고 주욱~ 흘러내려갔습니다,

시속 10, 20, 30(음, 제법이군), 40(어, 빠르네).

 

속도계로 41, 42킬로미터를 확인하는데

운동모자가 바람에 날아가려고 하여

오른손으로 모자를 눌러주는 순간,

왼손 하나로 잡은 핸들이 흔들리며

좌지우지 혹은 좌충우돌하다가

날아오르곤 슬라이딩했습니다.

 

우측 이마를 아스팔트에 부드럽게 갈며

온몸으로 길게 아스팔트를 쓸어내렸지요.

(쪽팔릴까봐)벌떡 일어나 자전거를 인도로 옮기는데

붉은 빗방울이 자전거 뼈다귀에 뚝뚝 떨어지더군요.

 

인도의 경계석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붉은 땀방울은 4분음표로 툭툭 듣고

바람막이 상의는 어깨가 닳아 너덜거리고

청바지는 혁대 아래가 구멍 나 넝마가 되고

헝겊장갑은 바닥이 뚫어진 쓰레기가 되었고

왼쪽 엄지손톱은 바닥에 쓸려 떨어져나갔지요.

 

(자전거나 오토바이 탈 때, 꼭, 꼭꼭, 꼭꼭꼭 안전모와 장갑 착용합시다!!!)

 

------------

 

햇살은 명랑하고 바람은 쾌청하고 산색은 고요한데

막 혈투(?)를 벌이고 생환한 거지꼴의 늙은 사내가

인도의 경계석에 앉아 손으로 눌러 지혈을 하며

 

처음 드는 생각 : “아, 조옷대따, 이제 고운 얼굴도 끝이로구나.”

 

동시에 드는 또 하나의 생각 :

(흥분의 클라이막스를 막 지난 시점인데)“왜 담배생각이 안 나지?”

 

 

2.

응급실에 가야할 그 상황에서 떠오르는 생각은 그랬답니다.

참 이상합디다, 그런 흥분과 처참의 상황이라면

담배 한 대 빨며 뇌를 진정시키고 싶어야하는데

어째서 담배를 피고 싶지 않은가? - 하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얕은 결론은 내가 담배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깊은 결론은 내가 담배를 잊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육체와 뇌는 그 악마의 기억을 씻어내고 잊었지만,

저 밑바닥의 잠재의식이 남아있어 떠오른 것이지요.

내가 담배를 잊었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기도 하지요.

(잊었는데 어찌 “담배”라는 단어가 튀어나오겠어요)

 

경험상, 금연은 평생을 가야하는 “즐거운 화두”입니다.

나는 마지막 숨을 거둘 때도 입을 청정히 하고 떠날 것임은 분명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을지라도 가끔 이렇게 담배라는 화두를 꺼내는 까닭은

담배라는 거대한 암벽을 꿰뚫고 넘어서 우뚝 설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가올 어떠한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 때문입니다.

 

천일을 넘어 삼천일도 지났지만

이렇게 이곳에 와서 담배얘기를 꺼내는 뜻은

(고통 없이)오히려 즐겁게 담배라는 화두를 끄집어냄으로써

다가올 시련이나 어려움에 대비하고 삶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서입니다.

 

===========

 

제가 이번 달부터 헬스를 시작했는데

과정이 다 고통이더군요, 근육도, 관절도, 신경도.

그렇지만 알고 있지요, 고통이 클수록 근육과 삶도 단단해 질 것임을.

 

금연 또한 그러하니(사실은 훨씬 고통스럽지만) 즐거워하십시오.

고통을 이겨낸 것의 제곱의 크기로 삶이 윤택해지니까요.

지금 님들께서는 얼마나 좋은 “헬스”를 하는지 모르실 거예요.

이 “금연의 헬스”는 심폐기능은 물론 정신까지 아우르다가

마음까지 평화로워지는 최상의 헬스임을 알게 될 거예요.

 

-------

 

(이 마당에서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어제 전화 한 통을 받고

고향 닮은 이곳이 생각나서 잠시 들렀는데

글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모두들. 이겨내어 삶의 승리자가 되시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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