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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가 불가능하면,,, 곰방대로 피우세요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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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가 불가능하면,,, 곰방대로 피우세요
작성자 min 작성일 2019-12-14
조회수 4793 추천수 5

내 고향.

충북의 두메산골.

흙벽에 초가, 돌담, 댓돌, 툇마루.

앞마당의 살구나무, 뒤란의 장독대와 석류나무.

 

뒷산은 거칠게 높아 저녁 그림자는 빨리 오고

개울 건너 앞산의 자드락밭엔 사래 긴 담배밭이 있고

초여름이면 분꽃 닮은 연분홍 꽃이 대공 끝에서 무리로 피었지.

내 키보다 큰 담배나무에 가려 나는 보이지 않는데

앞에 가는 삼촌은 자꾸만 꽃을 따서 고랑에 버리는 게야.

내가 물어봤을 거야, 왜 이렇게 예쁜 꽃을 따서 버리느냐고.

삼촌은 뭐라고 대답을 했지만 어린 나는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꽃을 따 주어야 잎이 잘 자란다고 얘기를 해주었을 거야.

 

왜 삼촌은 연분홍 예쁜 꽃을 꺾어버리고

보기 싫은 퍼런 잎만 예뻐하는 것인지

설명을 들어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어.

 

늦여름에 잎이 짙푸름을 잃기 시작하면 담뱃잎을 따서

새끼줄에 꿰어 처마 밑에 길게 걸어놓고 말리곤 했지.

겨울이면 사랑방에서 화로 곁에 웅크리고 앉아있으면

할아버지는 담배통에서 담뱃잎을 꺼내 둥글게 말아

창칼로 칼국수 썰어내듯 가늘게 썬 담뱃잎을

담배부리에 넣고 화로의 숯불로 불을 붙여

뻐끔뻐끔 볼이 움푹 파이며 장죽(長竹)의 담배를 폈지.

 

담배는 전설이었던 것이야.

어릴 적 내 팔 길이만큼 길었던 담뱃대는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엔 호랑이의 팔 길이만큼 더욱 길었을 게야.

그러던 것이 한 뼘 길이의 마도로스 담뱃대로 바뀌며 전설은 낭만으로 바뀌었고

파이프 담배가 사라지고 종이담배로 바뀌면서 전설도 낭만도 모두 사라지고 악마로 변했지.

 

담뱃대가 사라지자 담배는 마약이고 독극물인 어둠의 악마가 된 것이야.

담배를 다시 낭만과 전설의 아름다움으로 바꾸는 것은 간단해.

그대가 곰방대를 사다가 담배부리에 담배를 이겨 넣고

공후(??)를 타듯 연기의 가락을 곱게 올려

연초곡(煙草曲)을 타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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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그대가 담배를 끊지 못하겠거든

시골 장터에서 곰방대를 구해 피우기를 권해.

진심이야, 수많은 비난이 벌써 들리지만 개의치 않아.

그대가 공방대로 뻐끔거리는 순간, 이미 우리가 아는 담배가 아니니까.

낭만이며 전설이며 문학이며 예술로 승화되는 것이니까!

 

의심이 든다면 사흘만 실행을 해봐.

해보지 않고 이론으로 반박하지 마.

(만약 정말 내 말을 믿고 사흘을 실행할 수 있다면 그대는 성자(聖者)에 가까워)

(왜냐면 내가 아주 옛날에 다 해본 짓이니까, 차라리 금연이 낫다고 팽개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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