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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세뱃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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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얼룩도마뱀 | 작성일 | 2018-02-19 | ||
조회수 | 5024 | 추천수 | 9 | ||
설날. 아버지께서 녹색 체크 무늬 봉투를 내미십니다. 낼 모레면 50되는 머리 희긋한 아들에게 새뱃돈을 주십니다. 차마 받을 수 없어 손을 등 뒤로 숨겼더니 팔을 잡아 당기면서 기어이 손에 쥐어주십니다. 그리곤 말을 이어가십니다. "내가 버니까 주는거야. 다음엔 못 줄 수도 있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받아라" 받아 든 봉투가 왜 그렇게 무겁던지요. 집에 와서 열어보니 "XX야, 사랑한다"라는 문구와 만원권 5장이 반듯하게 있더이다. 80을 바라보시는 고령이신데도 건강한 몸뚱아리 그냥 놀릴 수 없다시며 조그만 아파트 경비원 일을 자처하셨죠. 그렇게 애연가셨던 분이 20여 년전에 담배 끊으시고, 좋아하시던 술도 15여 전 끊으셨죠. 그 뒤로 담배, 술은 일절 입에도 대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제게 어찌 담배를 다시 입에 댈 마음이 생길 수 있을까요. 봉투을 뻔히 내려보며 속으로 말합니다. '세뱃돈요 내년에도 주시고, 내 후년에도 주시고 그 다음 해에도 주세요, 그 다음해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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